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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줄어든 R&D 예산…여야 기싸움 팽팽 [예산국회 쟁점]


입력 2023.11.08 07:00 수정 2023.11.08 07:00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與 “R&D 비효율·낭비·중복 지출”

野 “대통령 말 한마디에 졸속 삭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예산 국회 쟁점이라 하면 단연 연구개발(R&D) 예산이 꼽힌다. 국가 R&D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인 데다 감소 폭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정부 예산안 발표 후 과학기술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고 이는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보다 16.6% 감액한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정부예산 12개 분야 중 가장 큰 감소 폭이며, 정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9%에서 3.9%로 줄었다.


R&D 예산 축소가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삭감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과학계 카르텔’이라는 말 한마디에 예산이 대폭 줄었다는 논란에서 시작한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이권 카르텔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과학계와 야당의 반발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R&D 예산 삭감 전면 백지화까지 주장하고 있다. R&D 예산을 삭감할 시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예산에 대한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대통령 말 한마디로 된 이유 없는 삭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동안 R&D 예산이 빠르게 또 대규모로 늘면서 나눠주기식, 뿌리기식 예산이 돼 버렸다”며 “R&D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걸 막고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부분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여야는 R&D 예산 삭감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건전 재정을 강조하며 긴축적인 예산을 편성한 정부·여당과 민생 예산을 대폭 증액하겠다는 야당 사이 간극이 크다 보니 첨예하게 맞붙는 형국이다.


여당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기존 R&D 예산을 비효율적이고 가성비 최악이라는 이유로 해당 부문 예산을 삭감 당위성을 강조했다.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R&D 예산은 비효율과 저성과로 가득 차 있는 가성비 최악”이라며 “줄일 건 과감히 줄여야 한다. 무작정 원상복구를 하자는 주장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도 “R&D 예산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한 번 더 점검해야 할 시기는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전임 정부에서 R&D 예산이 급격하게 증가한 점을 언급하면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야당은 R&D 예산 삭감이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김경만 민주당 의원은 “국가 R&D 예산을 평균 16.6% 삭감한 윤 정부는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린 것”이라며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민생과 직결되는 R&D 현장의 대혼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폭력적인 직권남용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R&D 예산이 이렇게 처참한 수준으로 삭감되고 또 과학기술계가 졸지에 중요한 R&D 예산을 이권 카르텔을 통해서 나눠 먹기로 매도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추 부총리는 “R&D 예산이 수년간 너무 방만하게 늘어나다 보니 비효율적이거나 낭비, 중복적인 지출 사례가 많이 생겼다”며 “제대로 된 R&D를 하자는 차원이다.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국회 심사 과정에서 함께 논의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와의 대화’에서 “국가 R&D 예산은 무슨 수당처럼 공평하게 나눠주는 게 아니라 연구자들이 진짜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해야 하는 것”이라며 “꼭 필요하고 시급한 거라면 예비비나 추경(추가경정예산)이라도 투입하겠다”고 역설했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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