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7일 이재명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 증인 출석
"2021년 '정영학이 검찰에 녹취록 들고 갔다' 하자 정진상과 대응방안 논의"
"이재명-정진상 중간 교류하던 내가 없으면 처벌 및 수사 안 될 것이라 생각해"
"나 없었다면 더 뻔뻔하고 심하게 했을 것…지키려고 생각했던 것 끔찍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처음에는 대장동 의혹을 다 떠 안고 죽을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 2021년 9월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녹취록을 들고 갔다'는 이야기를 정 전 실장으로부터 전해듣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 전 실장에게 '제가 다 책임지겠다, 묻고가겠다'라고 말한 것이 이 같은 뜻이었다"며 "그때 당시 제가 제일 보호해야할 사람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과 생각을 교류하면서 제가 중간에서 한 일들을 제가 없으면, 중간이 잘리기 때문에 처벌이나 수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지금 제가 있음에도 뻔뻔하게 하는 내용들을 훨씬 더 심하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이 대표, 정 전실장을) 지킨다고 생각했던 것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공판에서 이 대표의 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사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채팅방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이 방에 참여한 이태형 변호사를 최재경 당시 민정수석을 통해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출신이 필요하니 최 전 수석에 연락해보라"는 정 전 실장의 말을 듣고 최 수석에게 연락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변호사를 소개받은 이후에도 수임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이 대표에게 "변호사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이 대표가 "난 있으면 좋지"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럼 (변호사를)쓰시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이 대표가 "아니, 내가 돈이 없잖아"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후 최 전 수석과 통화했더니 '비용은 걱정하지 마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후 이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이다.
한편 이날 재판에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위례 사업의 주체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선거를 위해 위례 사업을 치적으로 활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위례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자체사업으로 진행한 것일뿐 성남시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재판에서 위례 개발 사업은 유 전 본부장이 남씨 등 민간사업자들과 결탁해 진행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는 취지로 항변한 바 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 대표의 공약인 위례개발 사업을 이 대표나 정 전 실장의 지시 없이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정된 민간업자들이 떨어지지 않게 아예 다른 민간업자들이 참여하는 게 불가능한 일정의 공모지침서를 구성하고 남씨 등에게만 공유했다"며 "공모지침서 내용, 일정을 게리멘더링(특정 후보나 정당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일)하듯이 부정·편파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검찰의 주장에 대해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위례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계약해 진행한 사업"이라며 "공사가 성남시를 대리했다거나 성남시로부터 위임을 받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