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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칼 겨눈 공정위…‘이권 카르텔 타파’ 발 맞춘다 [尹정부 민생현안]


입력 2023.11.10 07:00 수정 2023.11.10 07:00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尹 대통령 질타에 고삐 죄는 공정위

“민생 분야 불공정 행위 역점 대응”

조직개편 후 ‘독과점 전쟁’ 영역 없다

전방위적으로 연말까지 담합 뜯어본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방위에 칼을 겨눴다. 편의점·마트, 게임업계, 이동통신업계, 금융권, 사교육, 엔터테인먼트, 택시 플랫폼 등 쉴 틈 없이 다양한 분야 조사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현장 행보에 가속도가 붙자 연말까지 ‘이권 카르텔 타파’에 발을 맞추며 관련 조사 일부와 정책 집행 등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부와 경쟁당국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국민 생활에 밀접하게 발생하는 담합, 독점화된 시장, 불공정 행위와 관련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업무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연초 업무 계획서에 국민부담으로 직결되는 민생분야를 중점적으로 조사한다고 명시한 것처럼 전방위적인 조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7월 언론 브리핑에서 공정위가 조사 분야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혐의나 정황이 발견된 사항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나 기업 압박용으로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연초 업무 계획서에 나와 있듯이 민생 부처, 기간산업 분야에서 포착된 강화 공정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2월 통신·은행 업계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직권조사를 통해 조사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당시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사가 예금·대출 금리 차이, 고객 수수료 등을 담합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날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업 3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독과점 사업자인 이통 3사가 요금체계 등을 담합했는지, 불공정 거래 행위를 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금융권 담합 조사와 편의점 CU·GS25(GS리테일)·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미니스톱·이마트24 등 유통업계 조사에도 나서 유통구조를 면밀히 살피기도 했다.


원가가 내려도 값비싼 가격이 유지되는 제품이 줄어들지 않자, 최근 생활에 밀접한 주요 식품 가격 추이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업체가 일제히 가격을 올렸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에는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본사에 조사관들을 보내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올해 공정위는 게임·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와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 및 광고 업종의 불공정한 용역 하도급 거래 관행을 점검하겠다고 예고했다.


‘킬러 문항’ 논란으로 불거진 사교육 문제 감시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시대인재, 메가스터디 등 대형 입시학원과 입시 교재 출판사들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한 허위·과장광고 의심 사례 15건, 끼워팔기 등 의심 사례 9건 등 24건에 대해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사교육업계 부조리에 대해선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공정위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9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글로벌 복합경제위기로 국민경제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시장경제 발전에 미력을 다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9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9월 취임사에서 ‘원칙’과 ‘명예’를 소중히 여겨달라고 당부한 한 위원장은 “올해 민생 분야 중심으로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난 1년간 성과와 정책기조를 지속·발전시켜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통신 3사 판매장려금, 은행들의 담보대출 거래조건 및 은행과 증권사들의 국고채 입찰 참여 등과 관련한 담합 혐의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본 뒤 연내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국고채 입찰 관련 건도 순차적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하도급 분야 상생과 공정한 거래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다음 달 본격 시행되는 납품 대금 연동제가 현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기업 대상으로 홍보·교육을 적극 실시한다. 연동지원본부도 신속하게 지정해 기업들을 밀착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부당 가맹계약과 기술 탈취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카카오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압박 수위가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모빌리티 대주주 카카오도 사면초가 위기에 빠졌다. 현재 공정위가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과 독과점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가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올해 들어 활발한 공정위의 전방위 조사가 연말까지 촘촘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공정위는 지난 4월 정책과 조사 부문을 이원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이후 조사 속도감이 중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다음으로 공정위가 들여다볼 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가 올해 초 발표한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크게 두 가지다. 독점력 남용과 담합 등 시장 반칙행위다.


국민 생활에 밀접한 웹소설과 음악 저작권·사회관계망서비스(SNS)·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간 거래 관행 등도 살펴보고 있다. 레저용품업체·숙박앱 등 여가업종, 제약·의료기기 시장도 사정권 안에 올랐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민 경제나 민생 밀접 분야의 불공정 행위 의혹 등이 있다면 앞으로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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