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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로 뛰는 드라마, BGM으로 전락한 OST [‘K’ 딱지 노리는 OST②]


입력 2023.11.10 14:02 수정 2023.11.10 14:0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올해 상반기 OST 점유율 5.9%...전년 동기 대비 5.9%p 감소

멜로 드라마 성적 저조...OST 히트작 기근으로 이어져

“OST가 테마곡이 아닌 BGM 역할을 한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원은 최근 OST 시장의 부진의 이유를 드라마 시장이 상당 부분 OTT 시장으로 넘어간 영향이 크다고 짚었다. 장르물 중심의 OTT 드라마에서 OST가 자립성을 띄지 못하고, 하나의 배경음악 즉 BGM으로써 활용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써클차트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00위 기준 OST 점유율은 전년 동기(12.8%)에 비해 5.9% 포인트 감소한 6.9%를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상반기 각각 6%, 5%의 점유율을 보이다가 2020년 상반기 18.1%로 반등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선 단 한 차례도 톱400 기준 점유율 10%를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6.9%라는 수치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OST인 ‘너의 모든 순간’, ‘사내맞선’의 OST ‘사랑인가 봐’, ‘신사와 아가씨’의 OST인 ‘사랑은 늘 도망가’ 등이 차트를 지키고 있는 덕이다. 모두 지난해 상반기 차트에도 올랐던 곡들이 그대로 올해 상반기 차트에 다시 오른 것으로, 신규 OST 흥행은 실종 상태다.


일각에선 내놓기만 하면 ‘대박’을 치던 드라마 OST의 입지가 축소되었다는 것에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들이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글로벌한 영향력을 뽐내고 있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신드롬급 인기를 끄는 시대다.


그런데 드라마의 인기와 직결되는 OST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OST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치는 로맨스 드라마의 부재 때문이다. 그나마 나온 멜로물 중에서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기도 하다. 최근 인기를 끈 OTT 중심의 드라마들은 대부분 장르물인데, 가사가 있는 OST보단 극의 사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BGM이 삽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드라마 오리지널 사운드 코리아 2023'에서 황치열이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제곡 '그리워 그리워서'를 부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렇다고 OST 시장이 글로벌 시대에 도태돼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현재 OST 업계는 한류 드라마의 OST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주일한국문화원은 한류 20주년을 기념해 공동 개최한 ‘드라마 오리지널 사운드 코리아 2023’(Drama Original Sounds Korea 2023)을 지난 10월 31일 일본 도쿄 스미다 트리포니홀에서 개최했고, 콘텐츠 제작사 모스트콘텐츠도 OST 브랜드 콘서트를 11월 홍콩에서 개최한다.


콘진원 이영훈 일본 비즈니스센터장은 “일본 내 한류를 상징하는 대표 드라마와 주제곡을 현지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뜻깊은 행사였다. 올해 한류 20주년을 기점으로 K-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드라마 오리지널 사운드 코리아 2023’ 공연장을 찾은 한 일본인 관객은 “‘겨울연가’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처음 접하게 된 이후 지금까지 20년간 케이블 채널을 통해 애청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봐온 드라마의 주제곡과 이를 불렀던 가수의 공연을 객석에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 예전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신사와 아가씨’ ‘그해 우리는’ 등의 OST를 제작한 모스트콘텐츠 이진철 본부장은 “드라마와 함께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음악들을 기획하고 다양한 부가사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케이팝, 케이드라마처럼 OST 또한 그 자체로 글로벌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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