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외 전 지역 확산세…방역 비상↑
1++ 등급 ㎏당 2만1400원…상승세 진입
한우값 불안 이어져…장기적 급락 전망도
농식품부 “수출 차질 없을 것…총력 대응”
소 럼피스킨이 제주도를 제외한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한우농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10일 전국 모든 소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치는 등 차단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한우 가격 변동성과 수출 난항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집계한 전날 기준 ‘1++’ 등급 한우의 도매시장 경매 가격은 ㎏당 2만1400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8일(2만316원)보다 5.3% 올랐다. 럼피스킨 발병이 지속적으로 늘자 도축량과 시장 공급이 줄자 일시적으로 한우 가격이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럼피스킨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누적 확진 사례는 98건으로 집계됐다. 고창에서만 사흘 만에 5개 농가가 확진되면서 확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럼피스킨은 모기, 침파리 등 흡혈 곤충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감염된 소에서는 고열, 피부 결절(혹)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폐사율은 10% 이하다.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정부는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총 400만 마리 분 백신을 지난달 31일까지 해외에서 긴급 도입해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다.
통상적으로 가축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도매가 상승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유통업계에서는 럼피스킨으로 인한 한우 가격 변동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도축장 출하 목적의 소 이동을 제외하고 축산 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일시 이동중이 명령이 늘어난 만큼 공급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한우시세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람에게 감염되진 않지만 인식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확산세가 확대할 경우 공급은 물론 수요까지 금갑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우값 상승세를 막을 요인으로 ‘과잉공급’이 꼽힌다. 축산농가 사육 마릿수가 많이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한·육우 마릿수는 371만2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만1000마리 감소했다.
또 1~2세, 2세 이상 마릿수는 증가했으나 한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암소 도축 증가로 1세 미만 마릿수가 감소했다. 한우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3분기 375만2000마리로 최대를 찍은 후 한우 가격이 하락하면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인다.
농식품부는 럼피스킨으로 인한 가격 변동성 우려는 적을 것이라고 봤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지난 13일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동 제한 조치가 소고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체 사육 소 중 이번 럼피스킨으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되는 소는 6000여마리로 상당히 적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수본은 선별적 살처분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한층 강화된 차단방역을 추진한다.
전국적 확산세로 한우 수출길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럼피스킨병과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수출길이 막히지는 않는다. 다만, 말레이시아, 홍콩 등 최근 시작된 한우 수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한우수입량이 가장 많은 홍콩의 경우 검역당국과 지난 7일 럼피스킨 발생 지역에서 기른 한우도 수출할 수 있도록 조건을 개정해 수출을 가능하게 했다. 현재 한우 수출국은 홍콩과 말레이시아, 몽골, 캄보디아 등 4곳이다. 지난 2016년 홍콩을 시작으로 올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과 잇달아 수출 계약을 맺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국 모든 소에 백신 접종을 마쳤고 차단 방역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한우 수급에 영향을 줄 정도의 살처분은 없을 것이고, 한우 도매가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