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근 농축우라늄 늘려…"핵폭탄 3개 분량"

로이터 "지난달 자금 동결에 대한 보복성 우라늄 비축"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1일 테헤란에서 학생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최근 무기 전환이 가능한 농축우라늄 비축량을 비상식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AEA는 15일(현지시간) 회원국들에게 보낸 대외비 분기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순도 최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128.3kg(10월28일 기준)가량을 비축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마지막 조사였던 9월4월 당시(121.6kg)보다 6.7kg 증가한 양이다.

보통 핵폭탄 1개에는 우라늄 42kg가량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비축해 놓은 128.3kg의 양은 핵폭탄 3개를 만들고도 남는 양이다. 최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2주 안에 핵폭탄 용도로 전환될 수 있다. 이란의 전체 농축 우라늄 비축량도 4486.9kg에 달해 지난 조사보다 691.3kg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이 정도의 우라늄을 비축한 나라는 이란이 유일하다”며 “그정도의 우라늄을 비축하기 위해 이란은 상당히 많은 비용을 치렀을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자금을 동결한 것에 대한 보복성 비축”이라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이란이 하마스에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다며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를 12일 동결시켰다. 이 예금은 본래 한국에 묶여있던 원유 수출 대금으로, 지난 9월 이란이 미국인 수감자 5명을 풀어주며 미국이 카타르 은행으로의 송금을 허가해준 바 있다.

로이터는 미국의 자금 동결과는 별개로 이란이 그동안 계속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최근 IAEA와 약속했던 모니터링 장비 설치 등도 어겨 국제연합(UN)의 핵 감시기구에게 경고를 받았고, 지난 9월엔 IAEA의 핵 조사관 임명을 일방적으로 철회해 논란을 불렀다.

당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란이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몇몇 사찰단 임명을 갑작스럽게 철회했다”며 “사찰단 파견 거부와 모니터링 장비 설치 거부 등 이란은 계속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