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나흘만에 장중 10만원 넘기도…시총도 6조원 돌파
IPO 수요예측 부진에도 개인 매수세 힘입어 오름세 지속
적정가치 넘어 주가 거품 지적…2차전지株 급등락 사례
에코프로그룹의 전구체 기업인 에코프로머티(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나흘만에 장중 10만원을 돌파하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높은 공모가로 고평가 이슈가 제기됐지만 개인들의 집중 매수세에 힘입어 공모가 대비 150% 넘게 오르면서 흥행을 이어가는 양상으로 향후 지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에코프로머티는 전 거래일 대비 5300원(5.49%) 하락한 9만1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10만원을 돌파해 전 거래일 대비 12.44% 오른 10만85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도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해 장중 한때 8만8200원까지 떨어지는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다 장 막판 9만원선을 회복한채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는 20일과 21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현재 공모가(3만6200원) 대비 151.93% 오른 상태다.
이에 2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6조2222억원으로 공모가 기준 2조5604억원에서 2.5배 늘어났다.
이러한 에코프로머티의 상승세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머티가 상장한 지난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이 기간 중 2837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91억원과 1436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나홀로 주가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이같은 양상은 에코프로머티가 기업공개(IPO)에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 등에서 흥행 실패를 한 것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양상이다.
에코프로머티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17.2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공모가는 공모가 희망범위(3만6200~4만4000원)의 최하단인 3만6200원에 확정되는 등 밸류에이션(기업 평가가치) 대비 높은 가격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상장 이후 높은 상승세를 구가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보기 좋게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기업공개 진행 당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다 최근 3분기 어닝쇼크 등 실적 부진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에 일정 부분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사가 상장 직전인 지난 14일 발표한 지난 3분기 실적은 매출액 2400억원, 영업손실 69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현재 주가가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코프로머티에 대해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내 전구체 공급 부족에 따른 장기 실적 성장성 감안하면 에코프로머티의 적정 가치는 시가총액 2조9000억원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이미 2차전지주들이 급등했다가 급락한 사례가 있다며 거품이 끼어 있을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앞서 에코프로의 경우, 2차전지 열풍에 힘입어 황제주(주가가 100만원 이상을 기록하는 주식)에 등극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지난 7월26일 장중 최고 153만9000원까지 올랐던 이 회사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70만원으로 54.5%나 하락했다. 한동안 유지했던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도 내준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의 공모가 책정 당시 3만원대도 높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주가 상승세는 밸류에이션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앞서 2차전지주들이 급등했다가 급락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