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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재명·개딸 작심 비판 …"당내 민주주의 억압, 리더십과 무관치 않아"


입력 2023.11.28 14:48 수정 2023.11.28 18:49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野 사당화 해소 침묵하며 지켜봤지만

안팎을 향한 적대·폭력적 언동 난무해"

신당 창당 질문엔 "여러 갈래 모색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학술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이재명 사당화'에 대한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내 주류가 이재명 대표 중심의 총선 의지를 거듭 피력함에 따라,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공천 학살을 우려한 '공개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개딸(개혁의딸)로 대표되는 당내 '팬덤 정치'를 조준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과 강성지지자들의 영향으로 민주당의 면역 체계가 무너졌다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28일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공생'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 기조연설 후 기자들을 만나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것은 리더십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또 내년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당이 대의원제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선 "그렇게 세세한 문제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당화 논란이 있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전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60대 1 이상에서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하는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3배 이상 높이는 작업이다.


이 전 대표는 '사당화를 해소하기 위한 최우선적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민주당이 중지를 모아서 잘해주길 바란다"라면서도 "지금까지 귀국 후 오랜 기간 침묵하면서 지켜봤는데 잘 되지를 않고 있다. 매우 답답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전우들의 시체 위에서 응원가를 부를 수 없다 했는데, 비명계 공천 학살 우려를 어떻게 보느냐'란 질문에는 "진정한 시스템 공천이 훼손되면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공천에서 비명계 공천 학살이 현실화될 경우, 당의 총선 지원 유세 요청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 이 같은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선 "정치 양극화를 해소할 유력한 대안 중 하나가 다당제인 것은 틀림없다"며 "다당제를 좀 더 용이하게 도입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다당제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언급한 것인가'란 질문에는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고, 그 모색의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며 창당의 여지는 남겨놨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포럼에 참석한 것이 '제3지대 정치세력과 연합 계획'을 의미한 것이냐는 시각에 대해선 "양 의원은 제가 (민주당) 대표일 때 최고위원을 했던 인연이 있다"며 "그런 모색을 하는 분들과는 아직 접촉이 있진 않지만 그분들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민주당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과 교감을 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그분들의) 행동에 대해 상의하거나 한 일은 없다"면서도 "문제 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도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앞서 포럼 기조연설에선 "야당은 참담하다"며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 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라며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간다"고 성토했다.


이 전 대표는 "그 결과로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라며 이 대표의 '재판리스크'도 꼬집었다. 또 "현실에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쓴소리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오히려 여당인 국민의힘의 최근 상황에 대해 "얼마나 효과를 낼지 불확실하지만, 혁신의 노력은 일단 하고 있다"면서 "여당이 강성 지지자들과 결별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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