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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떠나는 아이들 1년에 5만3000명…국가나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개입해야"


입력 2023.12.01 04:39 수정 2023.12.01 04:39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학업 중단 학생, 2020년 3만2027명→2022년 5만2981명…부적응중단자 3만1493명 집계

학교밖청소년, 범죄노출 위험성 커…올해 6월 기준 범죄 발생률 39.7%(1만2917명) 증가

전문가들 "가정서 갈등이나 양육 어려움 겪는 학부모 도와줄 수 있는 원스톱창구 지자체가 만들어야"

"중도탈락한 학생들, 이후에 어떤 경로로 빠지는지 면밀히 살펴 국가나 지자체 정책적으로 개입해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gettyimagesBank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학업 중단 사례가 2020년 이후 해마다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은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교육청에서 행하고 있는 대책 사업들의 구체적인 세부지침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국가나 지자체가 양육 등의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들을 도와줄 수 있는 원스톱창구를 만들고, 중도탈락한 학생들이 이후에 어떤 경로로 빠지는지 정책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일 교육부가 제공한 '학업 중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학업 중단 학생은 3만2027명이었으나 2021년 4만2755명, 2022년엔 5만2981명으로 크게 늘었다. 학급별로는 고등학생의 학업 중단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 수는 2만3981명으로 집계됐다.


학업 중단의 사유가 '학교 부적응'인 '부적응중단자'의 규모는 2만73명에서 3만1493명으로 증가했다. 부적응중단자란 질병, 해외출국(미인정유학 등)을 제외한 학생 수를 뜻한다.


서울시만 따로 보더라도 결과는 비슷했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학업 중단 학생은 6418명이었지만 2022년 1만1902명으로 두배가까이 늘었다. 다만 서울시의 경우 초등학생 학업 중단 수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고등학생, 중학생이 많았다.


학교를 떠난 학생 중에는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거나 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정 청소년의 경우 도박, 마약, 폭력, 절도 등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실제로 학교 밖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2022년에는 6만1114명 중 36.5%(2만2365명)이었지만 올해는 6월 기준 3만2531명 중 39.7%(1만29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중단 청소년 추이.ⓒ교육부 제공

이에 각 시도교육청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업 중단숙려제', '학교내대안교실',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운영' 등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업 중단 청소년은 매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세부지침 규정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인 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교에 부적응해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 정말 심각한 문제로 여겨야 한다"며 "아이들이 학업을 관두는 이유 중에는 가정에서의 문제도 존재한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경우 가정이 불안한 경우가 많아 부모가 같이 협력해야 한다. 가정에서 갈등이나 양육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도와줄 수 있는 원스톱창구가 지자체 차원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청에서 학업 중단 숙려제 등 여러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런 사업들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구체적이고 명확한 세부지침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에게 단순히 이런 사업이 있다는 것이 아닌 전문가와 부모가 상의해 실질적으로 아이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게 아니면 국가차원에서 방치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먼저 학교가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세밀하게 상담해야 한다. 현재도 일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미흡하다"며 "특히, 중도탈락한 학생들이 이후에 어떤 경로로 빠지는지 면밀히 살펴 국가나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부가 어려운 학생은 직업훈련기관으로 유도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교육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대안학교로 유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자퇴하기 전 충분히 상담을 하고 자퇴 후엔 다른 기관과 연계해 추적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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