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이는 흐름 아닌, 비슷한 시도 이어져 관심 하락
지나치게 짧아진 인기 유효기간도 고민
디즈니 플러스 ‘비질란테’, 넷플릭스 ‘스위트홈2’, 티빙 ‘운수 오진 날’ 등 각 OTT들이 야심 차게 신작들을 내놨지만, 기대만큼 큰 반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앞서 공개한 웨이브 ‘거래’를 비롯해 최근 공개를 시작한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등 신작들의 공세는 꾸준히 이어지지만, “언제 공개 됐냐”라는 반응을 얻는 작품도 없지 않다. OTT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흐름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스위트홈’ 시즌2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송강 분)와 그린홈의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으로 지난 2020년 공개돼 국내외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스위트홈’의 새 시즌으로 관심을 모았다.
송강, 이진욱 등 전편에서 활약한 주인공들이 그대로 출연한 것은 물론, 서울 일대로 배경을 확대하고 진영, 유오성, 김무열 등 새로운 인물들까지 합류해 스케일을 키우며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도 보여줬다. 전작이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로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담아냈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크리처와 인간의 대결을 스펙터클하게 담아내면서 장르물의 재미를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반응은 오히려 차가웠다. 대중성을 강화한 ‘스위트홈2’의 시도에 대해 “개성이 오히려 줄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가 하면, 등장인묻들이 많아진 것에 대해 “산만하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시즌3까지 예고된 상황이지만, 시즌2가 부정적인 평을 받으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문제는 이것이 최근 넷플릭스가 반복하는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추석 연휴 겨냥하며 ‘제2의 오징어 게임’을 꿈꿨지만, 유의미한 시도와 혹평 사이 애매한 반응을 얻은 ‘도적’이 대표적이다. 아이돌 스타와 평범한 대학생의 로맨스를 다룬 ‘이두나’를 비롯해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D.P.2’,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담은 ‘마스크걸’ 등 꾸준히 작품들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올해 초 공개된 ‘더 글로리’ 이후 시청자들의 열광을 불러일으키며 크게 흥행한 작품은 보기 힘들었다.
타 OTT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무빙’의 글로벌 흥행으로 디즈니 플러스의 저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후 공개한 ‘한강’, ‘비질란테’의 반응은 다소 심심하다. 멜로와 누아르의 결합으로 이목을 끈 ‘최악의 악’도 물론 있었지만, ‘무빙’처럼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은 아니었다.
티빙의 ‘운수 오진 날’을 비롯해 웨이브 ‘거래’,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등 국내 OTT들이 내놓은 신작들 역시 각 작품들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이렇다 할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유발했다.
물론 ‘더 글로리’, ‘무빙’ 만큼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큰 스케일로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들이 연이어 기대 이하의 반응 얻으면서 OTT 콘텐츠 자체에 대한 관심 줄어든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서 쏟아내던 장르물들이 그 자체로 신선함을 느끼게 하던 론칭 초반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체감 분위기를 짚으면서 “아무래도 이제는 글로벌 OTT는 물론, 국내 OTT들도 여러 시도들을 하는 사이 뚜렷한 색깔보다는 흥행 가능성에 투자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색깔이나 개성이 흐릿해진 면이 있어 보인다”라고 그 배경을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품들의 개별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물론 일부 작품들의 완성도가 부족한 것도 맞지만, 사실 개별 작품들의 평가를 들여다보면 나쁘지 않은데 주목을 못 받기도 한다”면서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눈에 띄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콘텐츠의 인기 유효기간이 짧아지면서 전작의 후광효과 또한 기대하기가 힘들다. 다양한 장르, 또는 소재를 통해 관심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한 다른 노력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