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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4년 만에 中 일대일로 사업 공식 탈퇴


입력 2023.12.07 16:50 수정 2023.12.07 16:51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지난해 이탈리아 대중 무역 적자 411억 달러

2019년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로마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사업에서 이탈하겠다고 중국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 이 사업에 참가한 지 4년 만이다.


이탈리아 매체 안사통신은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가 중국 정부에 서면으로 일대일로 협정을 중단하겠다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안토니오 티야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이 지난 9월 중국을 방문한 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탈리아와 중국, 양측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안사는 “줄곧 일대일로 사업에 비판적이었던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일대일료 협정 만료를 앞두고 대 중국 무역수지 등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하며 서방국가들의 비판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멜로니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면서 사업에서 빠질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두 나라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 유지에 합의했고, 내년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도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는 내년 3월 일대일로 사업에서 공식 탈퇴할 예정이다. 일대일로 사업에 가입한 국가는 협정 만료 최소 3개월 전 중국에 탈퇴 의사를 전달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협정이 자동으로 5년 더 연장된다. 이탈리아는 2019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내년 3월 말 협정이 만료된다.


일대일로 사업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9월 발표한 중국의 주요 대외 정책이다. 시 주석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 사이의 고대 무역로였던 ‘실크로드’를 재현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경제벨트를 건설하고, 유라시아부터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육상 및 해상 교통망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건설이 필요한 여러 개발도상국들은 일대일로에 동참했으나 이내 중국의 ‘부채 함정’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리랑카의 경우 빚을 갚지 못해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99년 간 중국에 넘겨주기도 했다.


이탈리아 측도 지난 4년 간 일대일로에 참여하며 경제적 이익을 거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타야니 장관은 “지난해 이탈리아의 대중 수출액은 165억 유로(약 23조 5000억원)에 그쳤다”며 “실크로드는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대일로 가입 전(2019년) 이탈리아의 대 중국 수출액이 약 130억 유로였던 것을 감안하면 일대일로 덕을 크게 보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이탈리아의 대중 무역적자는 411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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