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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스라엘에 백린탄 제공?…"일련번호 분석하니…"


입력 2023.12.12 16:06 수정 2023.12.12 16:24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이스라엘 "합법적으로 사용했을 뿐, 국제법 위반 아니다"

지난 10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국경 부근 마을에 백린탄을 투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사용한 백린탄이 미국에서 제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월 헤즈볼라의 군사거점을 공습할 당시 사용한 백린탄이 미국에서 만들어진 무기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을에 투하한 백린탄이 미국산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현장에서 수집한 백린탄 잔해 3발에서 나온 일련번호 등을 분석해보니 해당 포탄이 1989년과 1992년 루이지애나와 아칸소 무기공장에서 생산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탄에 찍힌 ‘WP’가 백린(White Phosphorus)를 의미한다”며 “다수의 군 전문가들이 이스라엘군의 백린탄 사용을 확인했으며, 이 포탄들이 미국이 이스라엘 측에 제공한 무기중 일부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백악관은 이 보도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고 이스라엘 측과 긴밀한 소통중"이라며 "미국이 이스라엘 측에 백린탄을 제공할 당시엔 포탄이 합법적인 목적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아무런 무장을 하지 않은 민간인이 백린탄에 맞으면 불꽃이 뼈까지 타들어 가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 만일 생존하더라도 감염이나 장기기능 등에 장애가 생겨 후유증이 크다. 특히 포탄 피해자는 장비를 제대로 갖춘 전문 의료진이 아니면 치료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유엔(UN)은 1980년대부터 재래식무기협약 등을 통해 소이탄, 백린탄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국제 인권 단체 엠네스티(AI)는 지난 10월 이스라엘군이 더 안전한 포탄 등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국제법 위반 무기인 백린탄을 사용해 주택, 자동차가 불에 탔고 민간인 9명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백린탄을 사용한 것은 연막작전을 위한 것이었을 뿐, 포격의 용도는 아니었다”며 “이스라엘군은 국제법을 준수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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