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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침체일로”…건설사들, ‘유동성 확보’ 허리띠 졸라매기


입력 2023.12.15 06:13 수정 2023.12.15 06:13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부동산경기 위축, PF 부실 우려 등 내년에도 악재

건설사, 유형자산 처분 등 선제적 자금 수혈 ‘활발’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업황 부진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짙다.ⓒ뉴시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업황 부진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짙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위축,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이 맞물린 가운데 건설사들이 비주력 자산을 처분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1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낸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에 따르면 내년에도 고금리 상황이 여전한 가운데 실질임금 감소로 소비와 투자 증가에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건정연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초반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건설시장은 착공물량의 시차효과에 따라 건축 마감공사가 늘어 당초 예상과 달리 건설투자가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내년 건설경기는 부진한 선행지표가 시장에 본격 반영되면서 연간 건설투자가 올해보다 2.4%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부작되면 침체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건설업 불황이 계속됨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건설사들의 자구책 마련에도 속도가 붙는다.


GS건설은 현재 GS이니마의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분 약 20%를 매각해 10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이니마는 해수담수화, 상수도 및 하·폐수 정화 등 수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GS건설의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GS건설이 지분 100%를 들고 있으며, 해외 수처리 플랜트 수주실적을 쌓으며 매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 3분기 누적기준 매출은 3379억원, 순이익은 306억원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41.6%, 순이익은 126.7% 대폭 늘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견고한 실적을 유지 중인 자회사를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선미 신한투자은행 연구위원은 “인천검단 사고로 예상치 못한 현금유출이 발생해 당분간 GS건설은 유동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를 통해 태영건설 현금 유동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태영건설의 자금 건전성이 악화하자 그룹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최근까지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을 검토한단 위기설까지 불거졌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달 초 핵심 자회사인 태영인터스트리 지분 전량을 미국계 사모펀드 KKR에 2400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활용된다. 이에 앞서 그룹 차원에서도 올해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수혈됐다. 앞으로도 주력사업을 제외한 계열사 및 사업부문 정리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HJ중공업은 지난달 말 알짜자산으로 꼽히는 인천북항 일대 940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인천에이치투에 넘겼다. 앞서 8월 인천북항 부지를 한 차례 매각해 약 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에는 원창동 토지 일부를 77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건설과 조선부문에서 이미 4년치 일감(7조4000억원)을 확보해둔 데다 선제적으로 유형자산 처분에 나서면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건설사들의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금경색과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며 “PF 부실 여파로 건설사 폐업·부도가 잇따르는 만큼 한동안 비주류 자산을 처분하거나 계열사 자금 차입, 신규 기업어음(CP) 발생 등 여러 방식을 동원해 실탄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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