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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원으로 진화한 일본 한류


입력 2023.12.16 07:07 수정 2023.12.16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데일리안 DB

2003년에 ‘겨울연가’로 시작된 일본에서의 한류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처음엔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의 특이한 사회 현상 정도로 알려졌었는데 지금은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10~20 여성들 사이에서 뜬다. 한류가 일본에서 주류 문화 수준으로까지 부상한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한국이 ‘세련된 곳’, ‘유행이 만들어지는 곳’ 등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으며, 아이돌들은 한국에서 떠야 일본에서도 뜬다는 인식도 생겼다고 한다.


한국어도 전파되고 있다. 젊은 일본인들이 ‘진짜’ 같은 한국 단어를 일상생활 속에서 쓴다는 것이다. 무료 어학 앱을 운영하는 '듀오링고'가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어가 영어에 이어 가장 학습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가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을 모두 제쳤다는 것이다.


한국 음식도 전파된다.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문화 중심지라는 도쿄의 하라주쿠 거리에서 명동 회오리감자, 한강 라면, 소떡소떡, 경주 10원빵을 흉내 낸 10엔빵 등 한국풍 음식들이 판매되고 있다. 주로 여고생들이 많이 소비한다고 한다.


하라주쿠엔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속속 나타났는데 간판과 상품 설명에 한글을 그대로 쓰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일본 매체 닛칸겐다이는 “하라주쿠가 서서히 코리아타운화 되고 있다”고까지 보도했다.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라쿠텐 그룹도 하라주쿠에 한국 화장품 전문 매장을 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쿠텐이 한국 상품에 특화된 점포를 연 것은 한류의 인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접하는 기회가 증가하면서 한국 화장품과 패션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오샤레(おしゃれ·멋쟁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불과 20여 년 전에 우리나라 젊은 누리꾼들이 일본 드라마에 열광했었는데 지금은 일본의 젊은 누리꾼들이 OTT를 통해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거대한 문화적 격변이 벌어지는 것인데 그 핵심은 당연히 우리 콘텐츠의 경쟁력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 문화산업계는 열악한 조건에서 놀라운 결과물들을 만들어왔다. 내년에도 이런 기적의 역사가 이어질 수 있을까?


우려되는 대목은 요즘 영화, 드라마 등 영상업계의 상황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업계와 개봉 영화가 큰 타격을 받았고, 플랫폼 간 경쟁 격화와 OTT 위축으로 드라마 프러덕션들도 힘들다고 한다. 정부와 국회에서 우리 콘텐츠 산업의 진흥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콘텐츠 산업이 한국 브랜드 가치 제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물론 진흥을 명분으로 행여 간섭을 강화할 생각은 금물이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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