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도 온라인 구매 비중 오프라인 앞서
전국구 물류망 갖춘 택배사 등장에 진출 가속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온라인 유통 비중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한 발 더 빠른 배송을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다시금 치열해지고 있다.
팬데믹 당시에는 새벽배송으로 맞붙었지만, 최근에는 익일배송을 놓고 주도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간한 ‘내일, 우리는’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비중은 51.5%,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은 48.5%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구매 채널은 쇼핑 카테고리별로 다르게 나타났으나 반려동물용품(17.7%), 건강기능식품(17.4%), 디지털/가전제품(14.7%), 뷰티제품(13.3%), 패션잡화(12.9%), 여가/스포츠용품(12.4%), 패션의류(11.6%), 유아동용품(9.5%) 등 8개 카테고리에서 오픈마켓이 1순위로 꼽혔다.
온라인 쇼핑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대형마트 등 야외활동이 제한되면서 모든 쇼핑 수요가 온라인으로 집중된 덕분이다. 일각에서는 활동의 제약이 사라지는 엔데믹 이후에는 오프라인 비중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까지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팬데믹 당시에는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국적인 물류센터 인프라 등 투자비용이 높고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현재는 쿠팡을 제외하고 대부분 서비스를 포기했다.
작년 4월 롯데온을 시작으로 헬로네이처, GS프레시몰, 프레시지 등이 새벽배송 사업에서 철수했고, 쓱닷컴은 그해 말까지만 충청권 새벽배송 실시하고 현재는 수도권에서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오아시스마켓 정도만 지난 9월부터 새벽배송 서비스 지역을 수도권에서 세종으로 확대한 바 있다.
전달 밤에 주문해도 다음날 7시 전에 도착하는 등 편의성이 높아 소비자 수요도 많지만 비용 부담이 커 수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설문 결과에 따르면 새벽배송 불가 지역 소비자 84%가 ‘새벽배송을 제공하면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장보기 편리하다(44.3%)’는 이유를 가장 첫 손에 꼽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전국구 물류망을 갖춘 쿠팡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외 지역에 새벽배송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새벽배송에 비해 부담이 덜한 익일배송에 집중하고 있다. 물류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쿠팡처럼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풀필먼트 센터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형 택배사와 협업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이소는 한진택배와 손잡고 전국 익일(다음 날) 배송을 시작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기존 다이소몰과 샵다이소를 통합한 새로운 다이소몰을 오픈하면서 '익일 택배배송'을 도입했다.
다이소몰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평일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물류센터에서 해당 상품을 한진택배에 위탁해 다음 날까지 배송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1일부터 자사 온라인몰인 ‘CJ더마켓’에서 햇반 등 전 제품에 익일배송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내일 꼭! 오네(O-NE)’는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그룹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의 경기 동탄물류센터에 입점해 상품을 배송한다.
마켓컬리는 익일 배송인 '낮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10시~11시로 늘렸고, 11번가는 슈팅배송의 상품군을 꾸준히 확대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지마켓(스마일배송)과 SSG닷컴(쓱1데이배송)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쓱1DAY배송 입점 시 지마켓 스마일배송을 통해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연동해 입점 판매자들의 판로를 확대하는 식이다.
양사 연동으로 배송경쟁력은 물론 상품 구색도 한층 확대되면서 지난달 쓱1DAY배송 매출은 출시 첫 달인 7월 대비 8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대부분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새벽배송을 포기한 것은 충분한 투자 없이 섣부르게 시장에 진출했다가 수익성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지속적인 투자로 물류 거점도 많이 생겼고 무엇보다 물류망을 갖춘 택배사들이 등장한 이유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기 때문에 배송전쟁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새벽배송으로 흑자를 내기 시작한 쿠팡을 제외하고 후발주자 간 출혈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