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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태 너머의 평화·안정"…한미일 군사협력, 北미사일이 전부가 아니다


입력 2023.12.20 03:00 수정 2023.12.20 12: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한미일 3국 훈련 계획 수립

"지역·세계 평화 기여하는

훈련 식별해 최신화"

한국·미국의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한미일 해상훈련을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미국 해군/뉴시스

한국과 미국, 일본이 19일 오전 9시부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정식 가동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노출된 3국이 저마다 보유한 감시·탐지·추적 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실시간 공유체계 확립으로 3국 군사협력 수준이 한 단계 격상된 가운데 한미일의 '시선'은 한반도 너머로 향하는 분위기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은 오늘부로 북한 미사일 경보체계 실시간 공유를 정상 가동하고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했다"며 "오늘의 협력 성과는 3국 안보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3국은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이하 인태) 지역과 그 너머에 걸쳐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3자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3국 군사협력 '무대'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일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를 골자로 하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 수호 의지를 피력해 온 만큼, 다극질서를 꾀하는 중국·러시아 등을 겨냥한 군사협력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일 국방당국은 실무협의를 통해 (향후) 2개년 간 3자 훈련 계획을 수립했다"며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정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림팩(RIMPAC·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 퍼시픽 뱅가드(Pacific Vanguard) 등 기존 3국이 참여했던 다자훈련들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획에 따라 3자 훈련을 정상 시행할 것"이라며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감안해 "한반도만이 아닌 지역·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훈련들도 식별해 최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림팩과 퍼시픽 뱅가드는 인태 지역에서 중국이 제기할 수 있는 위협 등을 상정한 다국적 훈련으로, 한미일은 기존에도 두 훈련에 참여해 왔다.


다만 '글로벌 중추국가'를 모색하는 윤석열 정부가 3국 군사협력 확대를 공언하며 해당 훈련을 언급한 만큼, "지역·세계 평화 기여"의 핵심 플랫폼으로 한미일 협력을 활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윤 정부는 미일과 함께 인태 지역 관련 별도 협의체 구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범정부 인태 포럼에서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역내외 국가들과 전략적 협의체를 신설할 예정"이라며 "인태 지역 미래를 논하기 위해 고위급 인태 포럼을 신설해 정례화할 계획이며 주요 파트너국과도 다양한 협의체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각종 협의체 구성에 앞서 마중물 성격의 '인태 대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이 선제적으로 인태 전략을 공유하고 시너지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경우, 다른 협력체들을 견인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美 MD 참여와 무관"


한편 군 당국은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가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전 대변인은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상호 합의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분명히 말씀드린다.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참여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MD 통합이냐'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 심리적인 것"이라며 "탐지·식별·요격 체계들은 (특정) 역량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일본을 향해 날아가는 미사일을, 일본은 한국을 향해 날아가는 미사일을 떨어뜨릴 요격체계가 없다. 우리는 미국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끝까지 추적하는 감시체계도 요격체계도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중국이 발사하는 미사일과 관련해선 "우리를 향해 쐈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아 방어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미국으로 쏜다면 알래스카 쪽으로 보낼 것이다. 우리 쪽으로 안 온다"고 밝혔다.


무기체계는 운용 목적에 따라 특성 및 한계가 뚜렷한 만큼, 미국 주도로 한미일이 공동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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