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팬 직접 초청해 뜻 깊은 시간 가져
좀처럼 보기 드문 희생하는 리더십, 인성까지 훌륭
토트넘 캡틴 손흥민(31)이 다시 한 번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 화제다.
손흥민은 최근 특별한 팬을 훈련장으로 초대했다. 초대 받은 이는 10년째 췌장암 투병 중인 토트넘의 골수팬이었고, 두 딸이 아버지를 위해 구단에 보낸 편지를 손흥민이 읽으면서 감동 스토리가 시작됐다.
편지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힌 손흥민은 구단 측에 이들 가족의 초청을 요청했고, 마침내 만남이 성사됐다. 암 투병 중인 지미 버클랜드는 손흥민의 모습을 보자 매우 놀라워함과 동시에 기쁨을 표현하며 부둥켜안았다. 손흥민 역시 이들을 반겨주며 이야기를 나눈 뒤 친필 사인 유니폼을 선물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는 손흥민이 토트넘, 더 나아가 영국에서 어떤 위상을 지니고 있는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해외 무대에서 활약한 스포츠 스타들은 손흥민 외에도 상당이 많았다. 야구에서 박찬호를 시작으로 추신수, 류현진이 이름을 드높였고, 축구에서는 선구자 차범근과 박지성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문을 두들겼고 지금도 상당수가 유럽 무대서 활동 중이다.
골프에서는 박세리, 최경주, 피겨스케이팅에서는 김연아, 핸드볼에서는 윤경신 등도 세계 무대를 호령하며 자신의 종목에서 월드클래스로 불린 전설들이다. 이들 모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는데 모든 이들이 공감을 한다.
손흥민 역시 세계 최고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실력에서는 이미 탈 아시아를 넘어 월드 클래스로 불리는 역사적인 선수다.
그리고 손흥민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금껏 한국 출신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모습까지 선보이고 있다. 바로 조직에 녹아드는 ‘융화력’이다.
지금은 인종차별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동양인이 한 분야에서 일명 ‘인싸’가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탁월한 실력은 물론 특유의 친화력과 훌륭한 인성을 앞세워 프리미어리그에 완벽히 녹아드는데 성공했다. 손흥민의 본질을 꿰뚫은 토트넘 구단도 올 시즌 새로운 주장으로 낙점했고, 팀원 모두가 인정하는 리더로 한 단계 더 발전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크게 높이고 있다.
손흥민은 주장이 되고난 뒤에도 절대 자신을 내세우는 법이 없다. 수훈 선수 인터뷰 등에서도 자신의 활약상을 강조할 법 하지만 오히려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며 한국 문화 특유의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다. 축구 실력에 앞서 훌륭한 인성을 갖췄기에 드러나는 품격이다.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리더십, 여기에 손흥민은 따뜻하다. 이방인과 다름없는 손흥민의 환경까지 고려하면 그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는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쉽게 짐작되지 않는다. 실력과 인성, 리더십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