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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구타에 흉기 들고 맞선 70대父 입건…"정당방위 인정될 듯" [디케의 눈물 154]


입력 2023.12.30 06:01 수정 2023.12.30 06:01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70대 아버지, 아들에게 폭행당하자 얼굴에 흉기 휘둘러…특수상해 혐의 입건

법조계 "아들이 먼저 구타한 점 및 부자 나이 차이 감안하면 아버지 행위, 정당방위 가능성"

"조건부 기소유예 혹은 가정보호사건 송치 예상…처벌보다 상담·교육 필요한지 살펴야"

"자리 피하지 않고 흉기 든 점은 정당화 어려우나…화해 통해 부자 간 관계 재정립 필요"

ⓒ연합뉴스

"취직하라"는 말에 흥분한 아들이 자신을 폭행하자 흉기를 들고 맞선 70대 남성이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됐다. 법조계에선 아들이 먼저 폭행을 시작했고 부자 간 나이 차이를 감안하면 아버지의 행위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으며 처벌 대신 조건부 기소유예나 보호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가족 간의 범죄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서로 화해하고 관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후 8시40분께 안산시 상록구 주거지에서 아들인 30대 남성 B씨 얼굴에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A씨가 B씨와 저녁 식사를 하다가 "이제 취직을 하라"고 충고하자 B씨가 화를 내며 그를 발로 차는 등 구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는 집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맞섰고 이 과정에서 B씨가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B씨로부터 "아버지가 흉기로 찔렀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씨를 검거했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이며 경찰은 B씨 또한 존속폭행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아들이 먼저 구타를 했다는 점과 아버지와 아들의 나이 차이를 감안했을 때 아버지의 행위가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저항수단으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기소된다고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처벌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흉기로 맞서다 상해를 입혔으므로 특수상해죄가 성립한다. 원칙적으로 일반인 사이의 상해 사건이라면 구공판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가족 구성원 사이의 범죄이기에 처벌만이 능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형사처벌 대신 검찰에서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나 법원에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하여 보호처분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소극적으로 저항하거나 자리를 피하는 등 방법을 택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흉기를 가져와 맞섰다는 점에서 결코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다만 처벌은 피해자인 아들의 의사, 가정 내 폭력이 일상화됐는지 여부, 처벌 보다 상담이나 교육을 통한 교화가 더욱 필요한지 등을 종합 검토하여 결정해야 한다"며 "부자가 모두 가정폭력으로 입건됐기에 원만한 해결을 위해 서로 화해하고 교육, 상담을 통해 관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리더스)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해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정당방위로 보고 처벌하지 않는다"며 "먼저 상대방의 선제 공격이 있었다는 이유로 더 큰 가해 행위를 하거나 흉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며 현재 상황에서 방어 정도가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상해죄 처벌은 벌금형 없이 최소 1년에서 최대 10년의 징역형으로 형법상 규정돼 있다. 따라서 특수상해가 송치 과정에서 특수폭행으로 바뀌거나 검찰 단계에서 바뀌지 않는 이상 징역형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경찰 수사과정에서 흉기를 든 친부의 행위가 불가피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기소유예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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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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