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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운용사, 사모펀드 판매사 확보 ‘난관’…라임의 ‘그림자’


입력 2023.12.30 07:00 수정 2023.12.30 07:00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책임 강화에 보수적 심사↑…대형사 중심 판매 지속

현 규정 과거지향적…요건 하향 조정 목소리 높아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중소 자산운용사들이 사모펀드 판매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조원대의 펀드 환매가 중단된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보수적으로 사모펀드를 심사하면서 대형 운용사 중심의 판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사모펀드 설정액은 48조3405억원으로 전년도(58억1885억원) 대비 17%가 줄어들었다. 라임펀드 관련 환매 사태가 일어났던 지난 2019년(110조607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펀드를 설계해 운용하는 운용사는 증권사나 은행 등 고객과 대면 채널을 운영하는 곳에 판매를 위탁한다. 판매사는 상품위원회를 열어 펀드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다방면으로 검토해 판매를 결정한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중소형 운용사의 사모펀드 판매에 난색을 보이고 있고 은행들이 수탁을 거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계열사 없는 신규 운용사의 사모펀드 경우 판매가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설립된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경우 전체 설정 잔액이 4조8006억원으로 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을 포함해 총 29개 은행·증권사에서 판매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에이펙스자산운용의 상품들은 교보증권 등 3곳에서만 판매가 되고 있다. 설정 규모도 342억원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운용사들은 레퍼런스가 적거나 없으니 새로운 사모펀드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며 “판매사가 보수적으로 사모펀드에 접근하고 있어 중소형 운용사는 펀드 팔 곳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사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판매사에 무거운 책임을 지운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선례가 됐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고경영자(CEO) 징계 이전에도 한 라임펀드를 판매했던 대신증권과 KB증권에 각각 투자 원금의 80%, 60% 손해를 배상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해당 사모펀드가 부실했던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고객들에게 위험성 고지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이 라임펀드 판매사의 최고경영자인 박정림 KB증권 대표에겐 직무정지 3개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겐 문책경고 등 징계를 내리면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 시장의 신뢰회복도 중용하지만 지난 라임펀드 사태 이후 도입된 규정들이 과거지향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판매·수탁사의 출시 요건조차 충족하기 어려운 신생·중소형 운용사들과 대형사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허들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임사태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중소 운용사들은 판매처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모펀드는 투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증권사는 판매 계약과 상품 출시에 대해 보수적인 판단을 많이 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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