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건정심 소위서 논의 진행 중”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
향후 5년간 건강보험 구조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발표가 결국 해를 넘겼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건강보험 구조개혁안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시 연구 단계에 있다는 이유로 미뤄진 발표가 현재까지 지연되는 흐름이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발표는 최근 발표된 정책 등을 종합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미룬 상태다.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은 지불제도 개편과 건강보험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명화 방안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아직 구체적인 발표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복지부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민관 합동 10명의 학계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난해 5월 회의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추진단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보하에 지속가능한 재정 관리 및 공정한 부과체계 운영, 필수의료 체계가 원활히 작동되기 위한 보상체계 도입, 제약·의료기기 산업의 혁신적 생태계 조성 지원 등을 목표로 중장기 건강보험 구조개혁 방향을 논의했다.
해당 논의를 토대로 복지부는 6월까지 초안을 마련하고 가입자 및 공급자 단체, 유관기관 등 의견을 수렴한 후 건정심 심의를 거쳐 지난해 하반기에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발표 시점은 9월이 유력했다.
하지만 9월에도 종합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10월 이후에는 국회 국정감사 일정이 겹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당시 복지부는 국감 시작 직전 공청회를 개최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후 국감 종료 뒤인 10월쯤 공청회를 열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안을 마련, 연말까지 발표하겠다는 계획마저 불발됐다.
복지부는 “현재 가입자 및 공급자 단체, 유관기관, 전문가 등이 참여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소위원회 논의 결과 등을 반영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서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의료 이용이 과하면 페널티를, 적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보건의료 정책으로 채택될지 주목된다.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정책연구를 맡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전 생애에 걸친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와 가치에 기반을 둔 의료 이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의료 낭비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진료비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필수의료 등 필요한 분야에 대한 보장을 늘리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지출을 효율화·합리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재정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파격적 제안도 나왔다.
의료비 등으로 나가는 지출에 맞춰 보험료 등 수입 액수를 정하는 전통적 수입·지출 구조를 더는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수입에 근거해서 지출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재정 관리 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보사연은 “이러한 건보재정 관리구조를 국민과 국가가 부담할 수 있는 범위에서 건보 제도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 재정관리체계로 혁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건강보험료율을 먼저 결정하고 이후에 총 의료서비스 가격 인상률을 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