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 2000건 무너져
거래 줄어들며 대부분 지역 하락 반전
“9억원 이하 주택 거래 간간이…파급력 어려워”
지난해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연간 수도권 아파트값은 약세로 마무리됐다. 시장에선 새해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거래가 활기를 띄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집계가 끝난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836건(계약일 기준)으로 같은해 1월(1413건) 이후 10개월 만에 2000건 선이 무너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8월 3899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9월(3400건), 10월(2337건)에 이어 11월까지 3개월 연속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조이기와 원리금 상환 부담에서 불거진 매수 관망세가 겨울 비수기와 맞물려 한층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말부터 6억~9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중단되면서 아파트 매수 수요가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거래가 줄어들면서 대부분 지역이 하락 반전 하는 등 시장 침체 분위기는 짙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KB부동산에 의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08% 하락 전환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초 규제 완화와 금리 진정으로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아파트 시장이 하반기 들어 대출 규제 및 금리 상승 여파로 빠르게 냉각됐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29일부터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지만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주택 구매자금을 연 1.6~3.3%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세대주나 1주택자(대환 대출)가 대상이다. 올해는 2023년 1월1일 이후 출생아(입양 포함)부터 적용된다. 혼인 신고 없이 출산한 부부도 대출 가능하고 임신 중인 태아는 포함되지 않는다.
KB부동산 관계자는 “1월 말부터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고, 주택활성화 대책도 기대된다. 반면,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판매 중단에 이어 2월 주택담보대출에 ‘스트레스 DSR(가산금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도입돼 대출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 연구원은 “고물가, 고금리 부담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출산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돼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주택 거래가 간간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혜가구가 한정돼 특례보금자리론 정도의 시장 파급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2월 이후 DSR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가 부과되는 스트레스 DSR 제도 도입으로 대출 한도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매수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