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 부합시 3월 금리 인하 가능성↓
여전히 높은 인하 예상에 동결시 투심 악화
올해 6번 인하 기대에 괴리감 커질 수도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가 상승 둔화(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가 글로벌 증시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12월 CPI는 11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데 실제 수치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부합할 경우, 3월 연준의 연방준비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떨어뜨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은 12월 헤드라인 CPI가 전년 대비 3.3% 오르면서 11월(3.1%)보다 0.2%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근원(코어·Core) CPI는 전년 대비 3.9% 상승하면서 전월(4.0%)보다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는 인플레이션 안정화 기대감을 높일 수준은 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 인하의 전제 조건인 CPI 2%대 진입까지 괴리감이 여전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이미 2.4%까지 내려왔다”며 “이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당겨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3월 금리 인하 예상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가 동결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기준 3월 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67.1%로 예상된다. 이는 금리 동결 예상(31.2%)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금리 인하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데 실제 CPI 결과가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높아져 3월에 금리가 동결되고 인하 시기가 뒤로 미뤄지면 투자 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6번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데 괴리감이 커질 수 있어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페드워치에서 확인되는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이미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이라며 “이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은 연초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는 CPI가 재차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드라인 CPI는 상반기 중 하락을 멈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코어 CPI는 상반기에 계속 낮아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이 현실화 될 경우 금리 인하 무게 추는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실제 금리 인하 단행 전까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민감도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의 조건은 근원 물가 상승률 2.5% 근접인데 이것이 가시화되는 시기는 2분기일 것”이라며 “데이터를 확인한 이후에 연준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