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레이저, 7거래일만에 주가 약 4배 상승
교보11호스팩 등 합병 예정 종목들도 강세
올해·내년 청산 맞는 스팩주 줄줄이 대기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스팩(SPAC)주에 최근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아직 1월 기업공개(IPO) 시장이 본격화 되지 않은 가운데 공모주 시장의 열기에 유입된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스팩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12일 한빛레이저는 전 거래일 대비 2210원(15.34%) 상승한 1만66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4일 DB금융스팩10호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한빛레이저의 상장 당일 기준가가 487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7거래일만에 약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다. 상장 후 3년간 기업과 합병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외에 합병을 준비 중인 다른 스팩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IBKS제19호스팩의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98.59% 올랐다. 교보11호스팩과 케이비제22호스팩도 올 들어 전일까지 각각 35.52%, 31.27% 상승했다. IBKS제19호스팩은 에스피소프트와 합병이 승인됐다. 교보11호스팩과 케이비제22호스팩도 각각 제이투케이바이오, 카티스와 합병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IPO 시장에서 따따블(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4배마감) 종목이 3곳이나 나올 정도로 확대된 유동성이 스팩주로 몰리고 있다는 풀이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 청산 마감 기간을 맞는 스팩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점 등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팩 특성상 3년 안에 합병 기업을 찾아야 하는 가운데 지난 2022년 상장한 스팩만 45개로 이는 2015년(45개) 이후 가장 많았다. 작년에도 37개 스팩이 상장했다. 올해와 내년 안에 합병 상장해야 하는 스팩만 해도 82개에 달하는 셈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연초 스팩들의 합병 시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합병 상장한 한빛레이저에 이어 심사 승인 완료 기업(8개)과 합병 심사 기업(8개)까지 더하면 총 17개 기업이 현재 합병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공모주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직상장에 비해 절차가 비교적 간소한 스팩에 눈을 돌리는 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팩 합병 상장의 경우 합병 내용 공시 후에 합병상장 예비 심사청구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상장 심사를 받는다. 심사 결과가 나오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주주총회를 개최하면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예측이나 일반 공모 같은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모가 고평가 등으로 인한 논란이나 잡음을 아예 불식시킬 수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 절차가 단순한 스팩 상장, 스팩 합병에 대한 수요가 늘어관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특히 지난 2022년 2월 ‘스팩 소멸 합병’ 도입으로 합병 이후 합병 대상기업의 법인격 유지가 가능해져 스팩 합병 상장에 대한 기업 선호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