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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현장] "바퀴 달린 스마트폰, 이게 되네" 삼성-현대차 맞손의 파급력


입력 2024.01.13 06:00 수정 2024.01.13 06:00        라스베이거스(미국)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편은지 기자

정의선, 삼성전자 부스 찾아 AI봇·디스플레이에 '관심'

한종희 삼성 부회장, 모비스 부스 찾아 '모비온' 시승

양사, 최근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협력 확장

차량과 반도체·가전의 경계 점차 허물어질 것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 내 삼성 부스를 방문한 정의선 회장이 삼성전자의 전시관에 대한 소개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모빌리티 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모하며 전자기업들과 완성차 업체 확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전자기업들이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시장을 향해 페달을 밟으면서, SDV는 모빌리티 산업의 대세로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그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을 고루 갖춘 삼성의 현대차와의 동맹이 특히 눈길을 끈다. 삼성이 만든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를 현대차와 기아차에 장착하는 하드웨어 협력은 물론, 양사의 핵심 서비스 공유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동맹까지 갖춰지면서다.


이를 반영한듯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4선 유독 삼성과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관계가 도드라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현대모비스 부스를 찾아 '모비온'을 직접 시승했다. 모비온은 차세대 전기차 구동 기술인 e코너시스템이 장착된 실증차다. AI, 자율주행 기술이 모두 집약된 기술이다.


한 부회장은 '그저 체험을 하러 온 것'이라고 답했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현대차그룹과 협력을 가속화하는 행보를 보인 삼성전자이기에 이같은 모습은 모비스와의 협업도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루 전날인 9일(현지시간)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삼성전자 부스를 찾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부스에 입장한 정 회장은 삼성 전시관의 AI(인공지능) 로봇 '볼리', 디스플레이,패밀리허브 전시장 등을 구석구석 살피며 삼성전자의 AI 기술과 스마트홈 기술에 유독 관심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쪽으로 이동해 마이크로 LED를 둘러봤다. 최근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디스플레이는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정 회장은 투명 LED를 둘러보던 와중 "제가 요즘 관심이 많다"며 흥미를 보였다.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인 '패밀리허브' 전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방향성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어 리모컨, TV, 에어컨 등 모든 가전이 하나로 연결된다는 '초연결' 기능을 두고서는 "작년부터 하신건가. 이 방향이 맞겠다"며 화답했다.


정 회장이 삼성 부스에서 'AI'와 '스마트홈' 기술에 대해 특히 관심을 보인 것은 최근 현대차그룹이 역시 이제 차량이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섰다는 것에 대해 확실한 공감대 형성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과 집과 긴밀히 연결된, 또 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최근 모빌리티 업계의 화두로 소프트웨어와 AI가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는 차량 속 'AI 비서' 등 운전자의 편의를 높여주고, 나아가 운전자의 도움 없이도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완전 자율주행을 가능케하는 핵심 토대가 된다.


현대차·기아 차량에 삼성전자 스마트싱스가 적용되는 모습의 예시ⓒ삼성전자

지난 3일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 역시 이같은 차원이다.삼성전자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현대차∙기아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 플랫폼을 연동하는 내용인데 이는 스마트홈과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계해 서로 원격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삼성 갤럭시 스마트싱스로 현대차 내부를 제어할 수 있고, 차 내에서 집안의 가전을 구동할 수 있다.


현대차량 고객은 퇴근길에 귀가모드로 가전을 제어하고 외출 전 차량 상태를 미리 조회하고 적정 온도를 맞추는 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의 경우 스마트싱스를 통해 에너지 관리 서비스 및 충전 시기도 알아서 조절이 가능하다. 자동차 산업이 이제 통신으로 연결되면서 차량과 반도체 및 가전이 공생관계가 된 것이다.


또한 이번 CES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핵심 계열사인 '포티투닷'과 삼성전자가 전장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를 활용해 SDV 플랫폼을 개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레퍼런스 플랫폼 개발과 공동 마케팅 전개, 생태계 강화 등 다방면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며 포티투닷은 이번 협력으로 오는 2025년에 AI 기반의 SDV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신 SoC(시스템온칩)가 적용된 엑시노스 개발 플랫폼도 제공할 계획이다. 포티투닷에 공급하기로 한 삼성의 최첨단 엑시노스 오토모티브 프로세서는 최신 전장용 CPU와 GPU 등을 탑재한 첨단 전자용 반도체다.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 정보와 고화질의 지도, 영상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하는 차량 반도체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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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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