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제3노조), 13일 성명 발표
MBC는 방송 이용해 억지주장 그만하고 사과부터 하라!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가수 A씨. 순수한 이미지와 뛰어난 실력으로 유력한 올해의 가수상 후보다. 공연 도중 쉬는 타임에 무대 뒤에서 매니저와 잡담을 나누는 것이 B 기자의 휴대폰에 찍혔다. 시끄런 현장 음악 소리에 잘 안 들렸지만 ‘장호 이 나쁜XX. 정말 꼴보기 싫어.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처럼 들렸다. 다른 기자들과 함께 돌려보고는 A가수와 같은 소속사의 인기가수 '장호'가 맞다고 주장했다. 잘 안 들린다는 기자도 있었지만 B기자는 "장호가 맞다"고 주장하면서 보도하겠다고 바람을 잡았다. 그리고 곧바로 실제 유튜브에 'A씨, 가수상 경쟁자 장호에게 저주'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올랐고, 다른 언론도 앞다퉈 따라 보도했다. B기자는 또 장호에게 직접 전화해 내용을 설명하면서 반응을 물었다. 가수 장호는 벌쩍 뛰면서 'A는 정말 나쁜X'라고 욕을 했다. 이 역시 보도가 됐다.
A는 "사귀고 있는 남친 장우씨랑 심하게 싸우고 헤어지기로 해서 그 얘기를 하던 것"이라며 항변하면서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직접들은 매니저도 "A씨의 말이 맞고 나는 그래도 헤어지진 말라고 충고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B기자는 "다른 기자들도 장호라고 들었고 많은 언론사들이 그렇게 보도했다"며 거절했다. 국내 최고 인기 연예인들의 얘기라 연일 보도가 이어졌다.
결국 명예훼손으로 재판이 열렸는데 과학적으로 판독은 불가했다. 그러면 판사는 누구 손을 들어줘야할까? 당사자에게 확인도 안하고 들리는 대로 쓴 B기자. 억울하게 이미지가 실추되고 안티팬의 요구로 광고까지 끊기는 피해를 입은 A가수.
무엇보다 사적으로 나눈 불분명한 대화를 굳이 보도해서 이 사회가 얻은 게 무얼까? 그게 우리나라 대통령이고 우리의 국익과 관련이 있다면?
가상의 얘기다. MBC의 바이든 허위보도에 대한 법원의 정정보도 판결에 대한 MBC의 비상식적인 극렬한 반발을 보고 우리가 생각해보야할 대목이어서 이해를 돕고자 빗댄 얘기다.
방귀뀐 놈이 성내는 꼴이다. 제3자인 법원이 MBC의 잘못이라고 판결했는데 MBC는 이상한 판결이라며 법원을 욕하고 있다. 항소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공재인 지상파 뉴스를 MBC자사의 이익, 특히 일부 정치세력의 입장을 옹호하는데 악용했다. 어제 MBC는 판결 보도 이외에 리포트 2개와 단신으로 법원의 판결에 반박보도를 쏟아냈다. 온통 편파였다.
1. MBC는 [대통령 실제 발언 판단없이 "정정하라"..근거는?] (C 기자) 보도에서 "실제 발언이 무엇인지, 즉 사실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정정보도 판결은 이례적" 이라고 주장했다. 판결이 비상식적이라고 호도하려는 의도인데, 이 보도는 전형적인 핵심 흐리기다. 법원이 대통령의 실제 발언이 무엇이었는지 과학적으로 판별할 수는 없다고 한계를 인정한 건 맞다. 하지만 판결의 핵심은 대통령 발언의 정황과 맥락, 대화상대자의 진술 등을 종합해 '바이든'이란 발언을 언급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사안의 핵심은 MBC가 부실한 근거로 '바이든'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즉 MBC가 바이든이라고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든이라고 단정한 보도는 허위보도이고 그것을 정정하라는 게 판결의 요지다.
MBC 측은 '날리면'이라는 말도 확인이 안 된 것이니 피장파장이란 식의 주장을 하려한다. 이는 억지이자 논점 흐리기일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사안의 핵심은 MBC가 보도한 '바이든'이 맞느냐이지 '날리면'이 맞느냐가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
2. MBC는 다음 리포트에서도 똑같은 억지 주장과 선동을 반복했다. [대통령실 "허위보도 무책임"..'대통령발언' 질문에 즉답 피해] (D 기자)에서 MBC는 판결에 대한 대통령실의 반응을 전하면서 "그런데 대통령이 한 진짜 발언은 무엇인지 오늘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즉 ‘날리면’도 증명할 수 없는 것 아니냐, 혹은 뭔가 캥기는 게 있으니까 대통령이 직접 밝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메시지를 내포한 것이다.
MBC는 적대감에 휘둘려 분별력도 잃고 간단한 기억도 못하나 보다.2022년 9월 당시 "윤 대통령이 실제 발언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바이든이라고 하진 않았다"는 대통령실 참모들의 말을 언론들이 보도했다. MBC도 "윤 대통령은 ‘당시 발언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이든은 아닌데 무슨 말인지는 기억 못한다’고 말한 걸로 전해졌다"(22.9.28 뉴스데스크)라고 보도했다.당시 김은혜 홍보수석도 이 점을 감안해 "녹음내용을 확인해보니 날리면으로 돼 있고, 미국 얘기 나올 리 없고, 바이든이라고 말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런데 이제와 다시 대통령이 진짜 한 발언이 무엇이냐고?
MBC가 왜 별도 리포트까지 해가며 이런 주장을 하는 지 그 의도는 뻔하다.'대통령이 한 진짜 발언은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저속한 말이었다'는 말을 홍보수석에게 자신의 입으로 다시 하라는 요구 아닌가? D 기자가 홍보수석이라면 이런 바보같은 대답을 하겠나?
3. MBC는 항소 방침을 전하면서 "증거주의 재판이 아니라 판사의 주장일뿐"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무시했다. 재판부는 과학적인 음성분석 결과와 발언 장소와 시간, 맥락과 정황, 대화자의 진술 등의 증거를 바탕으로 판결을 내렸는데 MBC는 다짜고짜 '판사의 주장일뿐'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공영방송이 대놓고 사법 불신을 조장하고 나선 것이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열거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바이든을 향해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설사 피고 MBC는 재판 결과에 불복하더라도 방송을 통해 이같은 일방적 주장을 하는 것은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일이다. MBC는 또 "이번 소송은 막말 보다 더 나쁜 거짓말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악담을 늘어놓았는데, 마찬가지로 공공재인 방송의 사적이용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란 점도 알기 바란다.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도 또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MBC의 '바이든 발언' 확인 불가 사실을 언급하면서 "언론에 지나친 확인 요구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식의 우려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바이든 발언’을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특히 자막까지 넣어 시청자들이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을 내려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결정한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매우 중요한 헌법적 가치다. 하지만 확인도 안 되는 애기를 원하는대로 전하는 무책임한 선동 보도는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는 사실임을 알아야한다. MBC는 판결의 의미를 되새기고 반성하고 정정보도를 해야한다. 일부 MBC를 좌우하는 정치세력에 휘둘려 공영방송의 의무를 저버리고 소중한 자산을 소송비용으로 낭비하지 말라.
2024.1.13.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