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대통령) 선거 직후 타이베이를 방문한 미국 대표단이 15일 "미국의 대만에 대한 약속은 바위처럼 단단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대만 대선 직후 대표단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장관과 함께 대만을 찾은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차이 총통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확고하고 원칙적이며 초당적”이라고 말했다. 미 대표단의 언급은 차기 라이칭더 정부에서도 미국의 지원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들리 전 보좌관은 "대만의 민주주의는 전 세계에 찬란한 모범을 보여줬다"며 지난 13일 진행된 대만의 총통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가 순조롭게 끝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새 정부 아래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차이 총통은 "매우 의미가 깊다"며 "우리는 대만과 미국과의 관계가 지속해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1979년 중국과 수교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면서도 대만과 비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 유사시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두고 대만에 무기 판매를 지속해왔다.
이런 가운데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은 미 대표단에 지속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이 당선인은 이날 민진당 중앙당사를 찾은 미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이끄는 행정부는 앞으로도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 대만을 지원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이 당선인은 미국이 선거가 끝난 후 즉시 축하 성명과 중진급 대표를 대만에 파견한 것은 대만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지지와 양측의 긴밀한 파트너십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라이 당선인과 대표단의 면담 자리에는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도 함께 자리했다. 샤오 부총통 당선인은 '미국통'으로 꼽힌다. 대만 남부 타이난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한 뒤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1995년에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3월 민진당 주미대표서에서 근무한 그는 2000년 5월 민진당 천수이볜 총통이 취임한 이후 천 총통의 영문 비서관 및 수행 통역을 맡았다. 2001년 입법위원(국회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4선 의원을 지냈고, 2020년 7월엔 대만의 실질적인 주미대사 역할을 하는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ECRO) 대표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