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1998년에도 비슷한 사고…"당시 이유도 정전"
지난해 12월 북한의 여객 열차가 전력이 끊겨 전복돼 수백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오전 평양역에서 출발해 금골역으로 향하던 열차가 단천 일대 높은 고개를 넘다가 철로의 노후화와 부족한 전력 수급 등의 이유로 산골짜기로 추락하면서 400여명이 숨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시체처리 전담팀까지 꾸려 약 3주 동안 사태를 수습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에는 수백 구의 시체가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열차는 사고 당일 여해진과 천곡, 운천역 등을 순조롭게 지났지만 동덕역 부근에서 시작된 경사로를 만나며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역을 간신히 지나온 열차는 해발 700m의 높은 산간 지역에 있는 동암, 수촌, 리파 등을 통과하려 했다.
하지만 동덕역을 지나 리파역을 통과하던 중 기관차 견인기 전압에 무리가 생겨 바퀴가 헛돌았다며 “기관사는 즉시 제동을 걸었으나 열차가 밀려 내려가면서 탈선해 뒷부분부터 차례로 산 밑 골짜기로 떨어졌다”고 RFA는 전했다. RFA는 이어 “뒷부분이 떨어져 나가 무게가 가벼워진 열차는 계속 뒤로 밀리면서 탈선이 발생해 열차 칸이 추가로 떨어져나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차와 바로 뒤에 연결된 앞의 2량의 열차는 탈선하지 않은 채 고개를 넘어와 여기에 타고 있던 간부들은 살아남았다"고 RFA는 덧붙였다.
이날 골짜기로 추락한 차량은 7량으로 각 1량에는 약 60여명이 탑승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여객 열차는 보통 9~11량을 연결해 운행하며 앞쪽 1~2량은 간부들 전용칸으로 사용된다.
RFA는 “이날 숨진 사람들은 주로 광산으로 집단 파견가던 20대 청년들, 생계를 위해 시장에 나가던 여성 주부들이었다”며 “사고가 난 단천 일대의 급경사 철로는 1998년에도 정전사고가 일어나 수백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곳”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