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전남・경남 섬 지역 하반기 완공
농진청 “우수 꿀벌 공급하는 전진기지 역할”
정부가 강건하고 꿀 수집 능력이 우수한 꿀벌 품종을 대량으로 증식하고 양봉농가에 안정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기반 시설 조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국가 차원의 우수 꿀벌 품종 보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남 영광, 경남 통영, 충남 보령 지역에 ‘꿀벌자원 육성 품종 증식장(이하 꿀벌 증식장)’을 건립한다. 오는 3월 착공해 6월부터 순차적으로 완공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전북 군산과 전남 진도에도 꿀벌 증식장을 추가 구축한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는 전국 5곳의 꿀벌 증식장에서 연간 5000마리 이상 우수한 보급여왕벌을 생산해 양봉 현장에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꿀벌 증식장 건립지는 꿀벌 품종 유지·관리를 위해 사육하는 봉군(벌무리)이 없고, 꿀을 모으는 데 필요한 밀원식물이 풍부해 입지 요건을 충족했다.
정부 주도로 꿀벌 증식장을 조성하고 양질의 여왕벌 보급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는 양봉농가가 자가증식으로 여왕벌을 생산하고 인근 농가에 분양하는 방식으로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급 방식은 꿀벌 품종의 순도 유지가 어렵고, 품질이 일정치 않은 문제가 있다. 또 겨울철 온난화 등 이상기상 현상 증가, 꿀벌 기생충 응애로 인한 질병 감염, 말벌 개체수 증가 등 지속 가능한 양봉산업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
꿀벌 증식장에서는 기본 여왕벌을 1차 증식한 ‘원원여왕벌’이다. ‘원여왕벌-보급여왕벌’을 단계적으로 증식한 뒤,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보급여왕벌’을 양봉농가에 공급한다. 기본 여왕벌은 꿀벌 우수품종 보존 혈통이다. 농진청에서 유지‧보존하고 있는 여왕벌을 통칭한다.
올해 꿀벌 증식장에서는 우수 꿀벌 품종 ‘젤리킹’을 증식한다. 2019년 농진청에서 개발한 서양종 꿀벌이다. 기존 꿀벌보다 로열젤리 생산성이 최소 11% 이상 뛰어나다. 유밀기 벌꿀 생산성도 우수하다. 또 로열젤리 기능성과 관련된 지표 물질인 10-HDA((E)-10-hydroxydec-2-enoic acid) 함량도 기존 꿀벌보다 최소 40% 이상 높다.
한편 농진청은 지난 2020년 10월 꿀벌 신품종 개발과 생산 체계 구축 연구를 위해 부안군 위도에 국내 첫 꿀벌 격리 육종장을 조성한 바 있다.
김지성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장은 “꿀벌 증식장은 우수한 특성을 가진 꿀벌을 연중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우수 꿀벌 생산·보급 확대, 양봉 신기술의 빠른 확산 등으로 양봉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