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존재감 상실 위기 방증' 해석
안철수 "3지대 운신의 폭 좁아질 것"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에 대해 연일 '약속 대련'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모종의 기획이라는 취지다.
이 대표는 처음 갈등이 보도된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음식점에 주방은 하나인데 전화 받는 상호와 전화기가 두 개 따로 있는 모습으로 서로 다른 팀인 척해서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생각하는 것 같다"며 "초록은 동색"이라고 주장했다.
전날에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을 잘 아는 모 인사가 내게 '이관섭 실장을 보낸 건 약속 대련'이라고 이야기 했다"며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속된 말로 혼내거나 싫은 소리 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거나 텔레그램을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이 실장을 보낼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외견상으로는 대충 싸우면 되는구나 생각하겠지만 박근혜와 한동훈은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리 싸우는 척해도 중국집에 (번호만 다른) 전화기 두 대 있는 느낌밖에 안 난다"고 거듭 '약속 대련'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이번 사태를 소위 '약속 대련'이라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선거를 앞두고 게임을 하듯 약속 대련이라는 게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사안 자체도 민감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취재 과정에서 보인 핵심 관계자들의 당혹스런 모습에서 연기일 가능성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은 23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약속 대련은) 이준석 대표의 상상력일 뿐"이라며 "그 상상력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쉽게 연출해서 국민을 속이고 또 국민이 거기에 속아주리라 생각하는 분들의 상상"이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약속 대련' 주장을 신당의 존재감 상실 방증으로도 해석한다. 윤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세우는 한편 대통령실에 쓴소리 못하던 국민의힘과 차별화하려던 이 대표의 전략이 이번 사건으로 봉쇄됐다는 점에서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3당 같은 경우 이제 만들어졌는데 뭘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이 모르지 않느냐"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갈등이 봉합된다면) 제3지대 운신의 폭은 굉장히 좁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