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박병호·김하성·이정후 등 빅리그 도전 적극 지원
창단 이후 아직 우승 트로피 없는데 매번 핵심 전력만 유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로 불린다.
2014년 강정호를 시작으로, 2015년 박병호(kt), 2020년 김하성(샌디에이고), 그리고 2023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까지 4명의 선수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보냈다.
이들 4명을 보낸 대가로 챙긴 이적료 수익만 해도 500억원을 돌파했다. 이정후만 해도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5억원)의 ‘잭팟’을 터뜨려 키움에 무려 1882만 5000달러(약 251억원)의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안겼다.
2024시즌 뒤에는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 김혜성에게 KBO리그 역대 8년 차 최고 연봉인 6억5000만원을 안기며 그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꾸준히 메이저리거를 배출한다는 것은 반대로 매번 핵심 전력이 유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2008년 창단한 키움은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다.
2022시즌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지만 아쉽게 정상 등극에 실패한 키움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이정후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공격적인 투자로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FA 자격을 얻은 불펜투수 원종현과 4년 25억원에, 퓨처스 FA 외야수 이형종을 4년 20억원에 영입했다. 키움이 외부 FA를 영입한 것은 2011년 이택근 이후 무려 11년만이었다.
또 개막 직전엔 FA 자격을 얻은 투수 정찬헌을 2년 8억6000만원에 붙잡았고, 시즌 개막 후에도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윈나우’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정작 이정후가 지난해 7월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키움은 이정후 이탈 이후 추락하며 결국 최하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1년 전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새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는 가운데 2024시즌을 마치면 또 한 번의 전력 유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팀 창단 이후 아직 우승을 한 번도 차지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과연 계속해서 선수들을 메이저리그로 보내는 게 합당한 선택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