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작사가 만든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다. 그간 브로드웨이를 뚫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지만, 국내 제작사가 단독으로 기획과 제작을 이끌어 성사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춘수 대표가 이끄는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오는 4월 25일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공식 오프닝 공연을 확정지었다. 개막일에 앞서 시범 공연은 3월 29일부터 열린다.
신 대표는 이번 ‘위대한 개츠비’에 앞서서도 꾸준히 브로드웨이의 문을 두드려왔다. 2009년 ‘드림걸즈’를 제작해 미국 공연제작자·극장주 협회인 브로드웨이 리그의 한국 최초 정회원이 된 그는 2014년엔 ‘홀러 이프 야 히어 미’, 2015년엔 ‘닥터 지바고’ 등을 공동 제작으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지만 흥행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이번 작품은 또 한 번의 브로드웨이 도전이지만, 업계에서는 신 대표가 단독 프로듀서로서 기획과 개발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미 한국 뮤지컬 제작사의 제작 능력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지만, 브로드웨이의 벽을 깨긴 쉽지 않았다. 오디컴퍼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바탕에 두고, 국내 뮤지컬 제작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인 화려함과 빅밴드의 풍성한 재즈풍 음악을 앞세워 경쟁에 나선다.
이번 ‘위대한 개츠비’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향후 다른 국내 제작 작품들의 브로드웨이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다. 현재 오디컴퍼니 외에도 그간 ‘킹키부츠’ ‘MJ’ 등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흥행을 거둔 CJ ENM은 직접 개발한 뮤지컬을 선보일 계획이고, 라이브러리컴퍼니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자체 제작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본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라이브 역시 ‘마리 퀴리’의 영국 쇼케이스를 마쳤다.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의 브로드웨이 공략은 산업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왔고, 지난해 티켓판매액이 사상 최고치인 5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이 같은 규모는 브로드웨이 매출의 20% 안팎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결국 내수시장 만으로는 산업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신 대표 역시 오디컴퍼니 신작 발표회 당시 “완성도와 경쟁력을 갖춘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해, 원천 IP를 기반으로 라이선싱과 전 세계 투어를 비롯해 공연 실황 영상, 스트리밍 등 영상화와 뮤지컬 영화·드라마화, OST 판매, 음원 스트리밍 등의 음악 퍼블리싱, 머천다이즈, NFT 등 부가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위대한 개츠비’ 역시 브로드웨이를 발판으로 한국은 물론 런던, 호수, 아시아 등 전 세계 관객에게 인정받는 프로덕션으로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