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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흑자' SK하이닉스 "HBM 성장 주도…보수적 투자는 유지"(종합)


입력 2024.01.25 11:55 수정 2024.01.25 11:55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2023년 연간 매출 32조7657억, 영업손실 7조7303억원

레거시 제품은 감산 지속…고부가 제품 위주 투자·생산 확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전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전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해 반도체 한파가 워낙 강력했던 탓에 7조730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연간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회복의 핵심 열쇠였던 고성능 D램 수요가 올해에도 강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무리하게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보다는 수익이 보장된 제품 중심의 보수적 투자를 이어가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 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영업이익률 3%), 순손실 1조 3795억원(순손실률 12%)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측는 “지난해 4분기 AI(인공지능)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그동안 지속해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당사는 1년 만에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져온 누적 영업적자 규모를 줄이게 되면서 2023년 연간 매출 32조7657억원, 영업손실 7조7303억원(영업손실률 24%), 순손실 9조1375억원(순손실률 28%)을 기록했다.


고객사 수요 부진, 가격 하락 등으로 쌓인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SK하이니스는 2022년 말부터 레거시(범용) 제품 위주로 감산을 단행해왔다. 지난해에도 보수적 생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고 줄이기에 나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D램은 올 상반기, 낸드는 올 하반기 중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진단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재고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할 때까지 감산을 이어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감산이 필요한 레거시(범용) 제품은 생산을 줄이고, 선단 공정이 필요한 프리미엄 제품은 늘리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업계의 생산 증가율은 가동률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 생산이 늘어나며 한자릿수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며 "재고 수준은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레거시 제품 중심으로 재고 축소에 나서는 대신 시장 수요가 폭증한 DDR5와 HBM3은 발 빠르게 공급을 늘려왔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실적ⓒSK하이닉스

실적 개선 일등공신인 HBM은 올해에도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기로 했다. 먼저 HBM3e는 올 상반기부터 양산된다.


회사측은 "AI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 AI칩셋 업체를 포함한 잠재 고객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겠다. 회사는 수요 가시성 확보 아래 작년 대비 올해 TSV(실리콘관통전극)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의 중장기 연평균 성장세는 60%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HBM 중심으로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기업들의 AI 도입이 가팔라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AI폰(갤럭시 24시리즈) 등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적용된 AI스마트폰을 비롯해 AI PC 등 AI를 입은 디바이스 기기 출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AI PC의 경우 기존 PC 보다 2배 이상 D램 용량이 탑재돼야 하고, AI 스마트폰은 기존 스마트폰 보다 최소 4GB D램 용량이 필요하다. 온디바이스 AI 출시로 시장은 올해부터 증가하나 실질적인 출하량 증가는 내년 이후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HBM3e 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응용 확산을 대비해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 기술 리더십을 지켜간다는 계획이다.


MCRDIMM는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으로,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Rank) 2개가 동시 작동돼 속도가 향상된 제품이다.


LPCAMM2는 LPDDR5X 기반의 모듈 솔루션 제품으로 기존 DDR5 SODIMM 2개를 LPCAMM2 1개로 대체하는 성능 효과를 가지면서 공간 절약 뿐만 아니라 저전력과 고성능 특성을 구현한다.


ⓒSK하이닉스

다만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는 낸드의 경우,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는 1년여 이상 고객사 감산에 따른 공급 감소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작년 4분기부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수적 투자를 유지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원가 절감에 나서겠다"고 했다.


DDR5·HBM3 등 고부가 D램 중심의 수요 개선세에도 투자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공급과잉을 촉발시킨 물량 경쟁이 아니라 수익성 위주의 투자로 방향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작년 대비 높은 메모리 수요 증가율이 예상되나,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신할 수 있는 제한된 영역에 투자 집중해 과거처럼 투자 증가가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는 사이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투자는 AI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선단 공정 제품 양산 확대나 TSV 증설 등 필요 인프라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또한 M15/M16의 남은 공간을 활용하는 등 케파 증가 보다는 전환 투자에 집중하는 팹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중국 우시 팹의 경우 D램 10나노 4세대(1a) 전환 투자 통해 DDR5/LLDDR5 등의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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