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초 떠나는 푸바오에 두 나라 외교가 오랜만에 '화합'
韓 "우호 증진 긍정적"…中 "정성스런 보살핌 받을 것"
'용인푸씨'로 불리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판다 푸바오가 오는 4월 초 중국으로 떠난다. 한중관계의 '봄'에 한국으로 온 두 마리의 판다 사이에서 태어난 푸바오는 한중관계의 '겨울'에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이런 푸바오를 향해 외교부는 "한중 간 우호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푸바오의 아빠 러바오, 엄마 아이바오는 2016년 3월 판다의 고향인 중국 쓰촨성 판다 연구 기지에서 한국으로 왔다. 일명 '판다 외교'라는 중국 '소프트 파워' 전략의 일환이었다.
중국 판다 외교의 시초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이 있다. 중국은 닉슨 대통령 방문 직후 미국에 암수 판다 한 쌍을 선물해 수교를 위한 양국 우호 관계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중국은 18개국에 임대 형식으로 자이언트 판다를 보냈다. 중국은 판다가 전 세계적으로 2000여마리가 안되는 희귀동물로 중국에서만 서식해 친근한 외모의 판다를 평화와 우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적합하다고 보고 외교사절로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한국을 찾은 때는 그 어느 시절보다 한중 관계가 좋았던 시절이었다. 2013년 6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고, 2014년 7월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을 했다. 2015년 9월 박 대통령이 중국 항일 전쟁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이례적인 일도 있었다. 이후 2015년 12월 한중 FTA도 발효되었는데, 당시 한중 관계에 대해 언론은 "92년 수교 이후 최상"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두 마리의 판다가 한국 생활에 적응을 마친 2020년 7월 20일, 아기 판다 '푸바오'가 태어났다. 키 16.5cm, 체중 197g의 아기 판다는 에버랜드 유튜브를 통해 국민들과 만나며 '푸바오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와의 호흡은 많은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런 푸바오가 곧 한국을 떠난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야상동물보호협회, 판다보전연구센터 등과 귀환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에버랜드 홈페이지에 "푸바오는 올해 4월 초 중국 쓰촨성에 위치한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로 이동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이에 푸바오는 야생동물에 대한 국제 규정에 따라 이동하기 한 달간 판다월드 내 별도 공간에서 건강 및 검역 관리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양국의 관계는 다소 냉랭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와야할 차례인 중국 정상의 방한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별도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했던 회담이 유일한 상황이다. 조태열 장관 취임 후 외교장관 첫 통화도 미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한중 관계가 얼어붙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푸바오의 귀환 소식에 얼어붙어 있던 한중 외교가도 오랜만에 '화합'의 메시지를 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입장을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올해 4세가 되는 판다 푸바오는 양국 간 협의와 관례에 따라 올해 귀국한다"며 "푸바오가 어디에 머물든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푸바오는 태어난 이래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중국과 한국 사람들의 우호적인 감정을 증진시키는 데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외교부도 데일리안에 "한국에서 태어난 팬더 '푸바오'는 우리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한중 간 우호 증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중간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과 교류 증진을 통해 상호인식을 제고하고 신뢰를 증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