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보다 중요한 ‘예방’…‘중처법’ 맞춤 지원하는 고용부 산재예방지원과 [D:로그인]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법 적용 전면 시행

중대재해법 적용 이후 사망 재해 전반적 감소세

지난해 산재사고 사망자 수 역대 최소 수치 전망

고노동부부 “영세 中企·자영업자 등 밀착 지원”

고용노동부. ⓒ데일리안DB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최근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의 모든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됐다. 중대재해법은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추고 이행해야 한다.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시행 2년 차인 중대재해법은 2022년 시행 첫 시행 이후 2023년 말까지 법 위반 혐의로 수사한 사건은 모두 510건이다. 이 가운데 34.3%가 검찰로 송치됐고 지난해 말까지 33건이 기소됐다.

중대재해법 적용 이후 전반적으로 사망 재해는 줄고 있는 모습이다. 고용부가 발표한 ‘2022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1년간 사망자 수는 총 644명(611건)으로 집계됐다. 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2021년 683명보다 5.7%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는 산재사고 사망자 수가 역대 가장 낮은 5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고용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산재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가 전년(644명) 대비 상당 부분 감소한 5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만간 정확한 수치가 발표될 예정이나 최근 3~4년간 600~700명대를 보이던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 수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지난해 9월 50인(억) 미만 기업에 대한 2년 추가 적용 유예를 내용으로 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발의･논의됐으나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함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서도 전면 확대 적용됐다.

그간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은 영세 사업장의 어려움 등을 감안해 2년간 부칙 규정을 통해 2년간 유예기간을 뒀었다.

중대재해법의 핵심은 기업이 스스로 경영책임자를 중심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대산업재해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산업재해 중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재해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영세 중소기업 사업주들에게는 중대재해법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이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영업과 생산, 안전관리까지 도맡아야 하는 영세업체는 법 적용 준비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업안전 대진단 추진 체계도. ⓒ고용노동부

혼란 속 산업안전 대진단 시작…산재예방지원과 역할은

고용노동부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시 법과 원칙에 따라 위반 여부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처벌’이 아닌 ‘예방’에 정책적 중점을 두고 50인 미만 기업이 최대한 빨리 스스로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경기 위축 등으로 아직 준비가 부족한 50인 미만 기업에 오는 4월까지 대대적으로 ‘산업안전 대진단’을 실시해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예방 조치를 선제적으로 담당하는 곳이 고용부 산재예방지원과다. 산재예방지원과는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 활동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로 산업재해 예방 정책 수립 및 추진, 사업장 안전관리 지원, 산재 예방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 예방이 강화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계획이다. 또 법 적용 대상인지도 모르는 영세 중소기업·자영업자 등에 대해 적극적인 교육 및 밀착 지원을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지난달 29일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 추진단’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을 위한 세부 추진내용을 확정했다.

관계부처는 공공기관 안전관리 노력 기관경영평가지표 반영, 고위험 산업단지의 안전 통합관리, 중소제조업체의 안전장비구입 바우처 지원, 공동안전관리자 지원 등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오픈형으로 산업안전 대진단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안전보건 경영방침·목표, 인력·예산, 위험성평가, 근로자 참여, 안전보건관리체계 점검·평가 등 총 10개의 핵심항목에 대해 온오프라인으로 진단을 돕는다.

진단결과는 3색 신호등으로 구분하여 제공하고 전국 30개 권역에 ‘산업안전 대진단 상담·지원센터’를 구성·운영하여 안전보건관리체계·컨설팅·교육·기술지도 및 시설개선을 포함한 재정지원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 추진단은 관계부처, 전문가 등이 함께 산업안전 대진단 등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상황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지원대책을 면밀히 점검·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50인 미만 사업장은 꼭 산업안전 대진단에 꼭 참여하셔야 한다”며 “현재를 진단하면 미래를 위한 컨설팅과 재정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두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며 “정부는 산재예방에 더 노력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더 앞당기겠다. 국회도 사회적 약자일 수 있는 중소 영세 상공인 여러분들의 부담도 덜면서 산재예방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산업안전 대진단 리플렛. ⓒ고용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