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카타르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떠올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5일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대가 많이 된다. 결승에 진출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하지만 물러서기엔 너무 많이 올라왔다. 아직 배고프고 목마르다”고 말했다.
아시안컵 우승 부담에 대해서는 “카타르월드컵 때 아르헨티나를 봐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사우디전에 패하고 위기가 찾아왔지만 극복했다. 대회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준결승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드라마 같은 승리를 쌓으면서 자신감도 쌓였다. 마라톤의 끝이 보이는데 1위로 통과하는 게 목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 말대로 한국의 출발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개막 전만 해도 일본에 이어 우승 확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한국은 요르단전 2-2 무승부,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 등 조별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 탓에 우승 확률 순위에서 밀려났다.
토너먼트에서 두 차례 연장 승부 끝에 4강에 올랐고,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의 탈락 영향 속에 이제는 우승 확률 1위에 올랐다. 초반 어려웠지만 승리를 쌓아가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언급한대로 아르헨티나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때 한국과 비슷한 흐름을 탔다.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고, 16강 호주전에서도 자책골을 범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8강에 올라왔다. 네덜란드와의 8강에서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에 진출했다.
어려운 승부를 거치고도 4강 크로아티아전에서는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큰 출혈 없이 낙승한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다시 한 번 승부차기 혈전 끝에 프랑스를 물리치고 월드컵을 품에 안았다.
36년 만에 아르헨티나에 월드컵을 안긴 리오넬 메시는 우승컵에 입을 맞춘 뒤 “너무 힘들게 왔다. 준결승에서 한 번 숨을 고를 수 있었기 때문에 결승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언급한 아르헨티나도 결승을 앞두고는 완승으로 체력을 비축했다. 물론 준결승이라는 무대의 무게와 압박 아래서 승리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클린스만 감독 말대로 한국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반면 요르단은 조별리그 때보다 전력이 오히려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축구 통계기록 전문 매체 옵타는 5일 한국 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을 이길 확률을 69.6%로 예상했다.
‘역대급 운장’으로 불리는 클린스만 감독 아래서 계속되는 ‘좀비 축구’가 7일 요르단전에서도 이어진다면, 이기더라도 우승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이 요르단전에서는 ‘해줘 축구’가 아닌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클린스만 리스크’라는 조롱 속에 일부 축구팬들로부터 야유까지 들었던 클린스만 감독이 지략을 뽐내며 객관적인 전력에 걸맞은 결과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