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대비 배당 수익률↑…수급 증가 예상
한국형 행동주의 확대 시 할인율 축소 가능성
소각 필요성도 제기…기업가치 제고 차원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소식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 중심으로 투자 열풍이 부는 가운데 우선주에도 투심이 몰리고 있다. 보통주보다 배당 수익률이 높아 매력도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주요 상장사 우선주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36%(10만8400→14만4500원)를 기록한 현대차2우B다. 또 다른 현대차 우선주인 현대차우(33.82%)와 현대차3우B(33.3%)도 30%대의 상승률로 현대차 보통주(32.58%)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삼성화재우(20.09%)·LG우(19.07%)·삼성물산우B(16.43%)·한화3우B(16.08%)·SK우(13.49%) 등이 약 2주 만에 10%를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될 경우 국내 상장사들이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배당 수익률이 높은 우선주가 인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에서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가 축소된 점과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배당에 대한 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우선주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같은 한국형 행동주의가 확대될 경우 우선주 할인율이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등을 통해 배당권이 강한 우선주 수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배당과 관련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거나 고배당 업종(금융 및 증권)에 속하는 삼성전자우·삼성화재우·NH투자증권우·대신증권우·한국금융지주우 등은 우선주 할인율이 큰 폭으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선주 소각’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용할 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중 일부를 투입해 우선주 전량을 매입한 뒤 소각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1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에 주주들이 특정 행동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으로 본질적인 기업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까지 진행해야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번 정부 정책으로 저 PBR주와 우선주의 매력이 부각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인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경우 우선주를 중심으로 한 밸류에이션 상승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