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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10대 부모’ 자극적 활용…‘비난’ 동력 삼는 MBN 예능 [D:방송 뷰]


입력 2024.02.11 11:00 수정 2024.02.11 11:0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고딩엄빠’ 시리즈부터 ‘한 번쯤 이혼할 결심’까지.

자극적인 전개로 빈축

돌싱, 이혼 또는 10대 부모 등 여느 프로그램에선 쉽게 선택하지 않는 소재들을 MBN이 과감하게 선택하고 있다. “10대 성문화 실태와 사회적 문제점들을 짚어주며 부모, 자녀 모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고딩엄빠’ 시리즈 초기의 기획의도처럼 의미 있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극적인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면서, 어느새 긍정적인 기획 의도는 사라지고 시청자들의 분노만 유발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속 한 장면ⓒMBN 영상 캡처

지난달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MBN 예능 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방송을 시작했다. 정대세-명서현, 류담-신유정, 이혜정-고민환 등이 출연해 가상 이혼을 통해 관계를 다시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앞서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측은 “이혼을 고민하는 진짜 속내와 가상 이혼을 통해 겪게 되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낱낱이 보여줘 결혼과 이혼에 대한 현실적 화두를 던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전망”이라고 프로그램의 의도를 설명했었다. 이 설명처럼, 터부시되던 주제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 또한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가상 이혼을 선택한 정대세, 명서현 부부가 떨어져 사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아이까지 동원해 그들이 받는 충격을 고스란히 방송에 담은 점은 ‘선을 넘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전문가와 상담 후 촬영을 했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그럼에도 어린아이들까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한 요소가 되는 것은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졌었다.


‘한번 다녀온’ 이혼 남녀들의 연애부터 동거까지. 돌싱남녀의 로맨스를 다룬 ‘돌싱글즈’를 비롯해 10대 부모들의 이야기 담는 ‘고딩엄빠’ 등 MBN은 그간 익숙한 포맷에, 색다른 소재를 가미해 재미, 의미를 모두 잡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시즌4까지 방송되며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다만 ‘한 번쯤 이혼할 결심’처럼, 사연, 또는 전개의 자극성 때문에 기획의도가 흐려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돌싱글즈3’에서는 한 출연자의 이혼 사유가 상습 불륜과 잦은 음주가무 때문이라는 폭로가 나왔으며, 또 다른 출연자는 급전을 빌린 후 잠수를 탔다는 폭로가 나와 SNS를 통해 사과를 했었다.


출연자 개인의 논란이 아닌,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연으로 불쾌감만 주는 ‘고딩엄빠’ 시리즈도 있다. 일반인 출연자의 사연을 소개하는 것이 기본 전개인 ‘고딩엄빠’ 시리즈에서는 성인과 미성년자 부부의 이야기를 다뤄 이들의 관계를 지나치게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시즌을 거듭할수록 사연의 내용만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 출연자는 욕을 하는 장면을 포함한 일부 장면은 제작진과 합의해 연출한 장면이라고 폭로하는 등 갈등 부각을 위해 제작진이 조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었다.


반복되는 논란에도 출연자의 자극적인 사연만이 꾸준히 회자되는 흐름은 거듭되고 있다. 이쯤 되면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커지는 화제성을 프로그램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은 아닐까. 그들이 언급한 긍정적인 기획의도는 어느 순간부터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MBN 예능들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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