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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새는 돈' 막아라…계속되는 '긴축 모드'


입력 2024.02.19 06:00 수정 2024.02.23 07:56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누적 CIR 평균 41.6%…전년比 3%P↓

"실적 관건은 전반적인 비용 관리 여부"

4대 금융그룹 본사 전경. ⓒ각 사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전사적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로 비용 상승 압력을 크게 받으면서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실 우려도 커지면서 성장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금융지주사들의 긴축 경영은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누적 영업이익경비율(CIR)은 평균 41.6%로 전년 대비 3%포인트(p) 하락했다. CIR은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에서 인건비나 점포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금융지주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41.0%로 전년보다 7.2%p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KB금융의 CIR은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50%대를 나타냈는데, 지속 하락하며 3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41.4%로 하나금융은 40.6%로 각각 2.5%p, 1.3%p씩 하락했다. 우리금융도 43.5%로 0.9%p 내리면서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지방 금융지주사들의 비용 효율성도 일제히 개선됐다. DGB금융의 CIR은 47.6%로 전년보다 1.38%p 하락했다. DGB금융의 경우 지난 2022년 말까지만 해도 50%대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는데, 지난해부터 40%대로 떨어지며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JB금융도 38.3%로 BNK금융은 45.7%로 각각 1.6%p, 1.38%p씩 내렸다.


앞으로도 금융지주사들은 긴축 경영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판관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등 소비자물가가 재차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등 자산 성장이 녹록지 않은 점도 비용 관리의 중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비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대규모 충당금 적립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익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실제 지난해 4대 금융지주사의 충당금 전입액은 8조9260억원으로 전년보다 71.4% 증가했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이 3조790억원(증가율 7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금융(2조2512억원·70.8%) ▲하나금융(1조7148억원·41.1%) ▲우리금융(1조8810억원·112.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3대 지방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도 2조18억원으로 전년 대비 72.7%(8426억원) 증가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은행업 실적의 관건은 전반적인 비용 측면의 관리 여부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결국 그동안 얼마나 보수적으로 비용을 인식하고 버퍼를 확보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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