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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 앞두고 경영권 분쟁 증가 조짐…백기사 확보 활발


입력 2024.02.16 15:46 수정 2024.02.16 16:25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박철완 前 금호화학 상무, 차파트너스와 손잡아

작년 MBK의 한국앤컴퍼니 관련 공개매수 등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주환원 바람 거세질 것”

ⓒ이미지투데이

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기업들이 백기사 찾기에 나선 모양새다. 작년 이후 행동주의펀드 등이 대주주 등과 손을 잡고 주주환원 확대 요구 등을 이유로 지분을 모으고 있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의 공동 보유자로서 특별관계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 주주로서 기업 거버넌스 개선, 소액주주 권리 보장, 경영진 감시·견제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하기로 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보통주 기준 금호석유화학 지분 9.10%를 가진 단일 최대 주주다. 다만 지난 2021년과 2022년 이익 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을 놓고 주총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지분율 7.14%)·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7.65%) 측과 표 대결을 벌였으나 경영권 확보에는 실패했다.


최근 금호석유화학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자사주 교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2010년께 사원에서 대리로 5년 동안 근무하는 등 인연이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국앤컴퍼니도 행동주의펀드가 대주주와 손을 잡고 경영권 확보에 나서면서 내홍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6일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전 고문과 차녀인 조희원 씨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다만 조양래 명예회장은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사는 등 현 조현범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았갔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사주 교환·매각 등을 통한 백기사 확보전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분 가치를 챙기기 위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합병을 발표하며 서로 백기사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OCI홀딩스는 지분 27%를 7703억원을 들여 취득하고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상호 우군의 역할을 해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통합을 주도한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 장녀인 임주현 사장과 통합을 반대하는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성사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오너가 두 형제는 지난달 17일에 수원지방법원에 이번 통합 추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로 주력 계열사 한미사이언스의 내달 정기주총을 앞두고 회사측을 상대로 두 사람을 포함한 4명의 이사 후보자 선임 안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현재 회사의 이사회는 제약산업과 관련된 경험과 전문성이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로 모녀의 밀실경영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사회 구성을 새롭게 하겠다는 목표다.


발행 주식 총 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 상정되는 만큼 이사회 구성 안건은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내달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된 것인데 임종윤·종훈 형제 측 특수관계자 지분은 28.4%로 송영숙·임주현 모녀의 특수관계자 총합 지분(31.9%)과 차이는 3.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고 임성기 회장의 지인으로 현재 12.15% 지분을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느 쪽의 백기사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여기에 더해 개인주주나 행동주의펀드들이 가세해 표 대결을 더욱 치열하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함께 만호제강의 경우도 현재 2대주주와 소액주주들이 연합해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우호 지분 확대를 시도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이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앤컴퍼니와 금호석유화학 사례가 화제가 되면서 앞으로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대기업 분쟁에 행동주의펀드가 홍보 효과 등을 노리고 개입하는 사태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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