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국위 "위성정당 반대해와…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에 참가 않겠다"
지역구 차원 야권후보 단일화는 추진
"지역구 후보 연대 등은 폭넓게 추진"
원내 3당 녹색정의당이 위성정당에 참가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손짓을 뿌리치고 독자 노선으로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에 임하기로 했다. 다만 지역구에 따라 야권 후보 단일화는 추진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녹색정의당의 결정으로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에 연북(連北) 색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17일 전국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이 포함된 비례연합정당에는 참가하지 않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선거제 관련 결정권을 '포괄적 위임' 했고, 이 대표는 위성정당 창당이 불가피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결단' 했다. 이후 민주당은 박홍근 전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단을 구성해 녹색정의당·진보당·새진보연합 등에 들어오라고 손짓한 바 있다.
녹색정의당은 "녹색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위성정당을 반대해왔다"며 "민주당이 녹색정의당에 제안한 비례연합정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에서 위성정당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규정했다.
구 정의당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참가를 거부하고 독자 노선으로 총선을 치러 비례대표 47석 중 10.6%에 해당하는 5석을 획득했다. 당시 정의당은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9.7%를 득표했다.
이날 민주당의 위성정당 참가는 거부했지만 녹색정의당은 지역구 차원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는 추진하기로 했다.
김민정 대변인은 "녹색정의당은 정강정책 실현과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중앙당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지역구 후보 연대 등을 폭넓게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녹색정의당의 대선후보로 나섰거나 전현직 주요 당직을 지내 그나마 인지도가 있는 심상정(경기 고양갑)·배진교(인천 남동을)·강은미(광주 서을)·이정미(인천 연수을)·여영국(경남 창원성산) 예비후보 등의 지역구가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또한 성사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 의원의 경기 고양갑은 2020년 총선 때도 단일화가 안돼 '3자 구도' 끝에 심 의원이 39.4%를 득표,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32.8%)와 문명순 민주당 후보(27.4%)를 누르고 당선됐다.
한편 국내 진보 세력 중 그나마 북한 추종 노선과 뚜렷하게 선을 긋고 있는 녹색정의당이 민주당의 위성정당 참가를 거부함에 따라,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에 연북 성향을 가진 인사의 침투가 더욱 심화되고 농도가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는 민주당이 1번부터 10번까지 10석을 내줬고 11번부터 당내 인사를 공천했는데, 이번에는 특정 성향 정당과 소위 시민사회의 지분 요구가 더욱 거센 상황"이라며 "정체성이 역방향으로 뚜렷한 인사들이 민주당 위성정당의 상위 순번에 대거 침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