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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클린스만 논란만 부각…더 중요한 정몽규 회장 숙제


입력 2024.02.19 15:16 수정 2024.02.19 15:2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클린스만 감독 경질 발표되고 이강인 논란으로 뒤덮여

정몽규 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 및 후속 조치 투명 공개해야

정몽규 축구협회장.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소란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에서 이강인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축구대표팀은 최근 막 내린 2023 AFC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4강서 탈락했다. 축구팬들의 공분은 대표팀을 망친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로 향했고 대한축구협회는 두 차례 회의 끝에 사령탑 경질을 결정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성난 여론은 두 갈래로 흘렀는데 클린스만 전 감독 외에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게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축구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인 붉은 악마가 지난 15일 발표한 공식 성명을 살펴보면 한국 축구의 현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


붉은 악마는 “대한축구협회는 숨바꼭질 중입니까?”라고 물은 뒤 “국가대표팀을 망가뜨린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며, 한국 축구의 쇄신은커녕 퇴보와 붕괴의 길로 이끄는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첫 번째 과제였던 클린스만의 경질은 이뤄졌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사퇴 여론에 대해 선을 긋는 모습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6일 감독 경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종합적인 책임은 나와 KFA에 있고, 수장으로서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으나 “2018년 대한축구협회 총회에서 회장의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도록 규정을 바꾸려했다. 하지만 당시 대한체육회가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답을 갈음하겠다”며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 사이 또 다른 논란이 발생했으니 바로 이강인을 둘러싼 선수단 내 갈등이다. 여론의 눈과 귀는 이강인으로 향했고, 언론과 SNS에는 이와 관련된 자극적인 기사와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강인과 관련된 논란이 축구팬들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한국 축구 전체를 봤을 때 하나의 편린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의 현재 및 미래의 방향을 결정지을 축구협회 수뇌부의 진정성 있는 개혁 의지다.


정몽규 회장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3선을 이루며 11년간 한국 축구의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정 회장 임기 내 한국 축구가 많은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 회장이 내년 초 4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한 확실한 뒷수습과 회장의 안위가 아닌 한국 축구 발전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클린스만 선임 과정과 계약 조건 및 위약금에 대한 투명한 공개다. 과거 축구협회는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 체제에서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마련했으나 클린스만이 임명될 때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여기에 위약금 등 계약 내용에 대한 설명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축구팬 모두가 납득할 답을 내놓아야 한다. 외양간을 고치지 않고서는 다시 소를 잃을 수 있는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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