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반환점 돌며, 서울 전략 윤곽
중량감 한강벨트·시대정신 동부벨트
특징 없는 서부벨트…與 전략 고심
일각선 박진 서대문을 전략 배치설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부벨트 지역에 대한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인지도와 무게감을 갖춘 후보가 없고 맞춤형 콘셉트도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공관위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민의힘은 전국 253개 선거구 가운데 단수 혹은 우선추천 후보 111명을 확정했다. 또한 61개 선거구에서 경선을 결정하고 경선 후보자 선별도 마친 상태다. 내부 방침이 정해졌지만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아 명단 발표를 미룬 지역을 포함하면 7부 능선은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서울 서부벨트 지역의 전략이나 콘셉트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부벨트는 북서부의 은평구와 서대문구, 서남부의 강서구와 구로구·금천구·관악구 등을 일컫는다. 전통적인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나 아직 공략 방향조차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 내 타 지역과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이른바 한강벨트에는 동작을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용산 권영세 의원 등 다선·중진을 전진 배치해 무게감을 더했고, 중·성동갑 윤희숙 후보와 광진갑·을 김병민·오신환 후보 등 젊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뒤를 받치는 형태다. 중·성동을에서는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장관이 경선을 벌일 정도로 뜨겁다.
험지로 분류되는 동부벨트의 경우에는 중량감 있는 인물은 부재하지만, 참신한 후보들이 '운동권 청산' 시대정신을 중심으로 스크럼을 짠 상태다. 민주당 '친명·운동권 3실장'(박홍근·이해식·천준호)에 대항해 '지역 연고주의'를 띄운 동부벨트 4인방(이재영·전상범·이승환·김재섭)이 대표적이다. 공관위도 일찌감치 이들의 단수공천을 확정함으로써 힘을 실어줬다.
이에 반해 서부벨트에서는 강서을에서 본선 경쟁력을 인정받았던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3선 이상 다선·중진 후보는 없는 상태다. 서대문갑과 구로을에 각각 출마해 공천을 받은 이용호·태영호 의원은 인지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제 막 선거구를 옮겨 권역 선거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공관위가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의 서대문을 공천을 고민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부벨트가 약세 지역이지만 절망적인 것은 아니어서 당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당 친명과 비명 인사들의 공천 갈등 요소가 있는 선거구들이 존재하며 특히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메가 서울' 정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이어서 정책에 따라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요지다.
국민의힘 강서구 지역 정가 관계자는 "강서구에서 유일하게 승리 가능성이 있던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배제하더니 이젠 강서구 자체를 한강벨트에서 제외했다"며 "당이 서부지역 선거를 버린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서울에서 최소 절반을 가져와야 하고 경기도 등 주변 지역과 함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서부벨트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북부 지역 정가 관계자는 "김포·고양 서울 편입 등은 호불호가 정확히 갈리는 이슈긴 하지만, 전통적인 여야 지지층 구분과는 경계선이 전혀 다른 특징이 있다"며 "집권여당의 이점을 살려 전통적인 지지층을 달래는 동시에 서울 편입 등 정책적 이슈에 지지 의사를 가진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줘야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