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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정성 제도, 경쟁에 불리...패스트트랙 도입해야”


입력 2024.02.20 18:42 수정 2024.02.20 18:43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개인정보위, 20일 산업계 신년 간담회

산업계 “사전적정성제로 서비스 출시지연 우려”

정부 “서비스 기획부터 정부와 법 적용방안 협의해 기간 단축”

마이데이터 비용부담 우려 제기도...정부 “관련 연구 착수”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이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산업계 신년 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사전적정성 검토제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 적용방안을 마련하기까지의 기간이 다소 길어 신속한 서비스 출시가 어려워지고 서비스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산업계 신년 간담회’를 열고 사전적정성 검토제와 마이데이터 정책 등 주요 개인정보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이와 관련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이동통신사, 온라인 쇼핑몰, AI 스타트업 등 기업인 12명이 참여했다.


내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사전적정성 검토제는 스타트업 등이 인공지능(AI) 모델 및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그 처리환경에 적합한 개인정보보호법 적용방안을 정부와 함께 마련하고 행정처분을 면제받는 제도다. 신청인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개인정보위가 신청요건 검토와 현황분석을 한 다음 신청인과 개인정보위가 함께 적용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해당 절차는 60일 이내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산업계는 사전적정성 검토제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AI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 환영했다. 다만 적용방안 마련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 서비스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수 LG유플러스 상무는 “보통 서비스를 출시할 때 그 서비스를 출시할지 말지 의사결정이 빨리 이뤄지고 후속 시스템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굉장히 짧다”며 “빨리 결정할 수 있는 건 그 전이라도 알려주고 서비스 출시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영춘 SK텔레콤 부사장은 “사전적정성 제도는 빠른 시일 내 안착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서비스 출시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고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진규 네이버 상무는 “패스트트랙 제도는 사례가 쌓인 다음에야 가능하다”며 “처음부터 요청하는 건 아니고 나중에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아울러 산업계는 마이데이터 제도와 관련한 애로사항도 털어놨다. 마이데이터는 본인 정보를 데이터 형태로 받거나 제3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개인정보위는 내달부터 마이데이터 선도 서비스 발굴 및 지원을 추진한다. 가령 통신사에 본인의 통신이용·통신상품·결합할인 정보를 타 스타트업에 전송할 것을 요구하면 해당 스타트업이 그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요금제를 추천해주는 방식의 선도 서비스를 정부는 기획 중이다. 해당 제도는 내년 초 본격 시행된다.


산업계는 마이데이터 인프라 비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김영수 LG유플러스 상무는 “통신 분야에서도 이제 대가수준이 결정될텐데 사업체는 관련 시스템에 투자, 운영해야하므로 원가 측면을 잘 고려해서 합리적인 대가수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연지 카카오 부사장도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많은 시스템과 인프라 투자를 위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데이터 제공 과정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도 우려했다. 김 부사장은 “다양한 데이터가 제공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프라이버시 침해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데 데이터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사전 검증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따라서 정말 의미있고 필요한 곳으로 데이터가 제공되는지, 그리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후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영춘 SK텔레콤 부사장은 “국민들의 편익이라는 마이데이터 도입 취지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을 한다”며 “다만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 ‘스마트 초이스’ 등 통신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제도가 있기 때문에 부처간 충분한 협의를 해주면 업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사전적정성 제도 내 패스트트랙 도입에 대해 “어느정도 전문성이나 노하우가 축적되면 패스트트랙 제도는 당연히 도입할 것”이라면서 “신기술이나 신서비스를 다 만들어 놓고 출시하기 직전에 되냐 안 되냐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그런 기술이나 서비스를 처음 기획 및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CPO(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나 프라이버시 파트에서 참여해서 같이 봐주고 그걸 위원회와도 협의를 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를 유념해서 제도를 잘 활용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와 관련해서는 “정보를 받아쓰는 기업의 생태계가 정착되지 않은 문제, 아직까지 기대만큼 어떤 이윤이 발생하지 않는 문제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곧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전송 부담을 지는 기업들의 의견과 그 정보를 받아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의견들을 잘 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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