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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서사'로 전 세계 휩쓴 '성난 사람들', 시즌2 제작…우려 앞선 이유 [D:이슈]


입력 2024.03.04 08:27 수정 2024.03.04 08:2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주인공 4명 중 3명 백인 배우 캐스팅 거론…화이트워싱 지적

넷플릭스가 '성난 사람들'의 시즌2를 만든다. '성난 사람들'은 이성진 감독이 연출하고 스티븐 연, 엘리 웡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지난해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라임타임에서 작품상과 남·여 주연상 등 8개 부문 수상, 골든글로브 3관왕, 크리틱스초이스 4관왕 등 TV 시리즈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다.


'성난 사람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재미동포 도급업자 대니 조(스티븐 연 분)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베트남계 미국인 사업가 에이비 라우(앨리 웡 분) 사이에서 벌어진 난폭 운전 사건을 블랙 코미디로 그린 이야기다. 그 동안 할리우드가 이민자 이야기를 다룰 때 등장했던 인종차별이 소재, 고착화된 캐릭터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누군가 건드리면 바로 공격 태세를 취하는 이민자 2세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팍팍한 세상 속에서 신음하며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전 세계가 환호한 '성난 사람들'의 수상 행진은 시즌2 제작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미국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시즌2는 '성난 사람들' 시즌2의 각본이 마무리 됐으며 2024년 가을에 촬영에 시작할 예정이다. 시즌2는 두 커플의 불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물망에 오른 배우는 앤 해서웨이와 제이크 질렌할, 찰스 멜튼, 케일리 스패니 등이다. 캐스팅 라인업만 보면 할리우드에서 이름값 있는 배우들로 화려하지만, 주인공 4명 중 3명이 백인 배우들이 거론되며 드라마 팬들은 기대보다 반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난 사람들'이 아시아계 이민자라는 이방인과 미국인 사이에서 혼재된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를 내세워 그 안에 녹여냈던 사회적 함의가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성난 사람들'이 권위를 가진 시상식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도 할리우드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 된 덕이 크다.


서로 다른 출신, 인종, 성별, 성적 정체성, 신념 등을 포함하는 다양성은 각 개인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의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데 기여하고, 다양한 문화와 관점을 수용함으로써 문화적으로도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권장한다. 영향력이 큰 대중문화를 통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인간과 관계, 문화 간의 이해와 존중을 적절하게 녹여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포용성과 다양성은 단순히 정의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로 간주돼, 대형 스튜디오에서도 앞장서서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성난 사람들' 이전에 '크리이지 리치 아시안', '김씨네 편의점', '블랙팬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앤원스' 등이 이 맥을 이어왔다.


캐스팅 만으로 판단하기 이르지만, 배우들의 정체성과 상징 역시 영화 내에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혼재돼 있다. '성난 사람들'은 걱정이 앞선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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