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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시스템 공천'…與, 유경준 및 '오세훈계' 이창근 컷오프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3.07 00:00 수정 2024.03.07 00:0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강남병 유경준·하남갑 이창근 반발

"여론조사 압도적 우위에도 컷오프"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22대 총선 공천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당내 경쟁력 평가에서 우위를 보인 서울 강남병 현역 유경준 의원과 경기도 하남 당협위원장이었던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을 각각 강남병·하남갑 선거구에서 컷오프(공천 배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때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분류되는 유 의원과 '오세훈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 전 대변인이 '비윤(비윤석열)'계로 낙인찍혀 불이익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경준 의원은 6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결국엔 용산(대통령실)이 원하는 대로 공천이 되고 있다"며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영남 다선 교체였는데, 당은 시스템 공천을 빙자하다 안 되니 죄 없는 초선들을 컷오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문에선 "공천관리위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에 이의제기를 했다. 2월 5일 당에서 실시한 유경준의 경쟁력 조사 수치는 49.8%이고, 2등 후보는 20% 초반으로 확인됐다"며 "시스템 공천을 자부했던 공관위의 정량적 지표에 근거하지 않은 의사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다만 공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관위가 실시한 본선경쟁력 조사 결과 1위 후보 49.6%, 2위 후보 41.3%, 3위 후보 38.1%, 4위 후보 35.2%, 5위후보 34.0%로 단수공천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공천신청자 종합평가 결과에서도 단수추천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관위는 전날 유 의원 지역구인 강남병에 당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를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이 여론조사 1위에도 컷오프됐다는 지적에 "서초와 강남은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데 포커스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이 자부하는 '시스템 공천'에 정량평가뿐 아니라, 주관적 평가인 정성평가 역시 작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계 공천 배제' 해석에 대해 "숨은 뜻은 알 수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고 재배치까지 논의한다고 했으면 사전에 조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여러 가지 수긍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이의신청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탈당까지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엔 "당을 떠날 생각은 입당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 적이 없다"며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계로 꼽히는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유 의원 공천 배제에 대해 "이성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비과학적인 공천"이라며 "오컬트, 파묘 공천"이라고 했다.


이창근 국민의힘 전 경기 하남 당협위원장 ⓒ데일리안
하루 빨리 '본선' 준비 시간 줘야
이창근, 하남을 단수공천 가능성


오세훈 서울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시스템 공천'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오세훈계인 이창근 전 대변인도 하남갑 당내 경쟁력 평가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하남갑에선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라는 별칭이 있는 '친윤' 이용 의원(비례대표)과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가 3자 경선을 치른다. 하남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구를 오랫동안 관리했던 이 전 대변인을 경선에서 제외 시키면서, 이용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변인은 이 지역구에서 26년째 살아온 '하남 사람'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전략공천으로 내려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상대할 필승 카드로 급부상했었다. 추 전 장관은 하남과 연고가 없다.


이 전 대변인은 하남을에 공천 될 가능성이 나온다. 총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당에서 하루빨리 공천을 확정 지어 경쟁력 있는 후보가 본선을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변인은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과 당과 협의해 하남을 지역에 다시 공천 신청을 했다"며 "공관위와 지도부는 '이기는 공천'을 강조하고 있다. 내가 여론조사 1등 후보라 하남갑이든 하남을이든 어느 지역에 나가서도 승산이 있다면, 빨리 본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당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오세훈계로 분류되는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서울 서대문을에서 컷오프되면서 "오세훈 시장의 측근이라 공천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은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의원을 서대문을에 우선추천했다. 다만 송 전 부시장은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박진 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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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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