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곱버스 5조5800억 거래
금선물·美국채 인버스 ETF 순매수↑
밸류업 효과·금리 인하 기대 낮아
글로벌 자본시장이 활황 국면이나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에 배팅하고 있다. 지수를 역(逆)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뿐만 아니라 채권과 금 인버스 상품도 매집하며 비관론에 무게추를 더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최근 한 달(2월8일~3월8일) 거래대금은 5조5843억원으로 이 기간 국내대체형 ETF 중 거래 규모가 가장 컸다.
이 ETF는 이른바 ‘곱버스(인버스 2배)’로 불리는 상품으로 지수가 하락할 때 두 배 수익을 거둔다. 이 상품은 주로 개인이 사들였다. 개인은 한 달 간 1881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2267억원 순매도하고 외국인은 713억원 순매수 하는데 그쳤다.
개인은 같은 기간 코스닥 하락률을 두 배 따르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1303억원 순매수 했다. 시장을 가리지 않고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 상품을 각각 61억원, 1300억원 순매도 하며 반대로 움직였다.
개인의 예상과 달리 코스피는 이달(3월4~8일) 1.44%(2642.36→2688.00) 오르며 우상향 중이다. 코스닥도 1.18%(862.96→873.18) 올라 상승세를 보였다.
개인은 미국 국채와 금 선물 상승을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를 대거 사들이는 등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가지지 않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시장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란 거다.
개인은 최근 한 달 ‘KODEX 골드선물인버스’를 1억9390억 순매수 했다. 직전 한 달(1월5일~2월7일) 1억782억원 순매도 한 것과 반대 기조다. 개인은 같은 기간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의 순매수 규모도 2배가량(2413만원→4591만원) 늘렸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비관론이 팽배한 것과 달리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업계와 개인이 시각 차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 차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따른 기대감과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 등이 우호적이으로 평가했다. 시총 상위 종목이 대거 속한 반도체주의 업황 개선도 상승 압력을 높일 요인으로 지목했다.
삼성증권은 3월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을 2800까지 열어뒀다. 다올투자·키움증권 등도 275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장기적으로도 지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를 고쳐 쓰고 있는데 한화투자증권으로 기존 2300~2800에서 2500~3000을 제시해 3000 도달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은 일시적인 트렌드나 테마가 아니다”며 “주식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