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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뇌에서 번식해 꿈틀…자주 먹은 '이것' 때문이었다


입력 2024.03.11 14:12 수정 2024.03.11 14:15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미국에서 한 남성이 지속적인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에서 살아 움직이는 기생충을 발견하게 된 의학 사례가 소개됐다.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낭종이 생긴 A씨의 뇌 스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는 미국 플로리다주(州)에 사는 52세 남성 A씨가 지난 4개월 동안 지독한 두통에 시달리다가 의료진으로부터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A씨는 진통제도 듣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가 뇌 스캔 검사를 해본 결과 뇌 양쪽에서 여러 개의 낭종(주위 조직과 뚜렷이 구별되는 막과 내용물을 지닌 주머니)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낭종 주변으로는 뇌가 부어 있는 것도 발견됐다.


의료진은 그에게 기생충 감염에 의한 신경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이라고 진단했다.


감염으로 인해 뇌에서 기생충이 자라는 신경낭미충증은 뇌신경 마비와 두통, 발작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따르면 신경낭미충증은 덜 익은 돼지고기 또는 기생충이 있는 인간의 배설물과 닿은 계란을 섭취한 사람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간 체내에 들어온 기생충은 A씨의 사례처럼 뇌에 침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육 조직, 피부, 안구 등에서도 자랄 수 있으며 성인 뇌전증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A씨의 경우 뇌에서 돼지 촌충의 유충 낭종(미성숙한 기생충을 담고 있는 주머니)이 확인됐다. 기생충이 뇌에 알을 낳고, 알에서 나온 촌충이 두개골 조직을 자극하면서 두통이 유발된 것이다.


이 남성은 근래에 해외여행 기록이 없고 생식을 먹은 적도 없지만, 평소 덜 익힌 베이컨을 자주 섭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기생충이 덜 익은 음식을 통해 환자의 몸에 들어간 뒤, 혈류를 통해 장에서 뇌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진단을 받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져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그의 뇌 속 낭종은 약물 치료 후 2주 후 사라졌다.


미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신경낭미충증 사례는 매년 1320~5050건에 달한다.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과 함께 생활하거나, 감염자와 함께 음식을 먹는 경우에도 신경낭미충증에 걸릴 수 있다.


해당 사례는 미국 SCI급 저널인 '아메리칸 저널 오브 케이스 리포트'(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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