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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된 고려아연-영풍, 서린상사 경영권 ‘진통’


입력 2024.03.27 12:29 수정 2024.03.27 14:02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영풍 측 불참으로 서린상사 임시이사회 다시 무산

인적분할 추진 지연되면서 서린상사 경영권 갈등

영풍 이사회 소집 거부 지속될 시 법적 공방 전망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사

75년 동맹 관계에서 경쟁자로 돌아선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갈등이 공동경영하던 서린상사 경영권을 두고 격화되고 있다. 양사가 추진하는 서린상사의 인적분할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고려아연은 분할 대신 서린상사 전체의 경영권 장악에 나섰다. 이에 영풍은 이미 양측이 합의한 내용인 인적분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서린상사 임시이사회가 영풍 측의 불참으로 다시 무산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고려아연이 서린상사 사내이사 4인을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지난 14일에도 임시이사회 개최를 시도했지만, 양사의 불참으로 정족수를 못 채워 이사회가 불발됐다. 현재 서린상사 이사회는 7명으로 고려아연 측 4인, 영풍 측 3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에서 고려아연 측 사내이사 4인이 추가 선임되면 이사회 구성은 8대 3이 되면서 고려아연이 경영을 주도하게 된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공동 구매한 원료를 서린상사를 통해 공동 판매해왔기에 ‘동업의 상징’이었다.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지분은 66.7%이며 영풍은 33.3%를 보유하고 있다. 서린상사의 최대주주는 고려아연이지만 경영권은 영풍이 갖고 있다. 현재 서린상사 대표이사는 영풍 일가 창업 3세 장세환이다.


양사는 6개월 전부터 고려아연의 제안으로 신설 법인은 고려아연이, 존속법인은 영풍이 보유하는 방식의 인적분할을 추진하고 있었다.


최근 인적분할 추진이 중단되면서 이에 대한 귀책 사유를 두고 양사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이른 시일 내에 갈라서서 직접 영업하고 싶었지만, 영풍 측으로 인해 인적분할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인적분할의 속도가 나지 않자 찾은 다른 방법이 서린상사의 이사회 구성원 비율을 높여 현재의 구도를 바꾸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이사회 장악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 측의 제안대로 인적분할을 추진해왔으며 이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린상사의 이사회는 그간 영풍 측 3명, 고려아연 3명이었지만 지난해 인적분할 작업을 위해 고려아연 측의 이사 1인 추가도 동의했었기 때문이다.


양가의 갈등으로 서린상사의 주총도 지연되고 있어 상법 위반 위기에 처했다. 상법에 따르면 주총은 3월에 열려야 하지만 이사회를 열지 못해 3월 주총은 무산됐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미리 이사회 소집 사유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상법 및 정관상 적법하지 않아 불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만약 영풍이 서린상사 이사회 소집을 계속 거부한다면 고려아연과 법적 다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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