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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드라마·조조연도 좋아요” 호소에도…치열해진 ‘배역 경쟁’이 초래한 ‘빈부격차’ [드라마 시장의 ‘두 얼굴’①]


입력 2024.04.03 07:49 수정 2024.04.03 07:4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미니 시리즈 선호 인식 사라져…그럼에도 경쟁 치열”

“(섭외 제안을 받은) 작품이 없다.”, “작은 역할이라도 감사하다.”


“드라마 업계 불황을 실감 중”이라는 배우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톱스타 고현정·류승룡·김하늘을 비롯해 역할 편식 없이 꾸준히 활동해 온 김지석, 최근 ‘고려 거란 전쟁’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지승현까지. 주·조연 배우 모두 예외 없이 “들어오는 작품의 숫자가 줄었다”라고 하소연 중이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영상 캡처

한 배우 전문 기획사 관계자는 “올해 새로 제작에 들어가는 드라마의 숫자가 40편 내외인데, 이미 캐스팅은 완료됐다고 보면 된다. 지금 작품이 없는 배우들은 올해 (출연하는) 작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능, 유튜브로 눈을 돌리고 그 와중에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다 보니 ‘폭로’가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도 “S급 배우들도 차기작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겹치기’ 출연하며 스케줄을 꽉 채워두는 배우는 이제 드물다”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배우들의 예능 폭로 배경을 분석한 관계자는 “1년에 3편의 대본은 검토하던 배우라면, 지금은 1편이라도 검토하면 다행이다. 체감상 들어오는 시나리오의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구체적인 편수를 언급했다.


한국드라마제작자협회에 따르면 지상파와 OTT 등에 편성된 국내 드라마 개수는 2022년 135편에서 지난해 125편으로 7.4%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는 100여 편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한다. 지속된 적자로 막대한 드라마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방송사들이 평일 드라마를 점차 없애고 있는 상황과 적자의 늪에 빠진 일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신작 축소가 합쳐져 만든 여파다. 여기에 이미 제작을 마쳤지만, 편성을 확정하지 못한 30여편의 드라마까지 편성 전쟁에 뛰어들며, 새로 작품을 제작할 여지가 더욱 줄어들었다.


물론 이들의 ‘호소’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 제작되는 신작의 숫자가 크게 줄긴 했지만, 최근 2~3년 동안 한해 100편이 넘는 드라마가 제작된 것을 감안하면 ‘잠시 거품이 꺼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주연 배우들의 높아진 출연료까지 고려하면 더욱 이들의 ‘호소’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다만 코로나19를 거치며 TV 드라마, 극장 개봉 영화의 숫자가 줄어들고, OTT 시리즈물의 숫자가 늘어나는 ‘변화’가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배우들이 생겨났다는 지적은 짚어 볼 만하다.


“작품이 없다”곤 하지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던 배우 박해수는 영화 ‘사냥의 시간’, ‘야차’,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 경비구역’, ‘수리남’ 등 4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더 출연했으며, 공개를 앞둔 ‘대홍수’, ‘악연’의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7편 연속 출연한 현봉식을 비롯해 3편의 작품에 출연한 박성훈, 박규영 등 ‘넷플릭스 공무원’, ‘넷플릭스의 아들 또는 딸’이라는 수식어를 얻는 배우들도 있다.


이에 반해, 최근 작품이 없다고 호소한 한예슬은 마지막 작품이 2019년 드라마 ‘빅이슈’로, 오죽하면 대표작이 최근 출연한 ‘SNL코리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신인, 조연 배우들이 다수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는 “TV 드라마의 숫자는 줄고, OTT 작품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상황인데, 배우들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문턱’이 높다고 여겨진다”면서 “영화 제작사들이 제작을 주도하다 보니 TV 드라마 위주로 활동하는 배우들에게까지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 아예 신인을 발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썼던 배우들을 반복해 쓰다 보니 진입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과거엔 일일, 주말 드라마를 기피하며 미니 시리즈를 기다리는 배우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미니 시리즈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주말 드라마도 좋다’, ‘조연도 좋다’고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배우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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