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퇴치·군사 소통·인공지능 위험 해결 등에선 원만한 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개월 만에 정상간 전화통화를 통해 양국 현안과 국제정세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1시간 45분 동안 마약 퇴치와 지속적인 군사 간 소통, 인공지능(AI) 위험성 해결 등에 대해서는 원만히 합의했으나 경제 안보 분야와 대만 문제를 놓고서는 신경전을 벌였다.
시 주석은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만 문제는 양국이 넘지 말아야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을 행동으로 옮기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도 새로운 냉전 시대를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 또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 안보 분야에서도 설전은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비시장적인 경제 관행이 매우 우려된다"며 “미국은 무역과 투자를 제한하지 않는 선에서 첨단 기술이 국가안보 훼손에 사용되는 것을 계속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 주석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끝없는 경제, 무역, 기술 억압 조치를 취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이는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정당한 기술 발전을 방해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전화통화는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한 정상회담 이후 처음 진행된 정상 간의 대화다. 시 주석은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양측의 공동 합의가 잘 이행됐다”며 “현재 미·중 관계는 안정적이다. 일부 갈등 요인도 있지만 양측이 대화를 통해 이를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중 관계는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양자관계”라며 “샌프란시스코 회담 이후 우리의 관계는 매우 개선됐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날 통화상으로 시 주석에게 직접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이후 군사 간 대화 채널을 대폭 확장해 양측의 우발적 충돌 방지에 힘 쏟고 있다. 또 외교 및 경제 관료들의 회담 횟수를 늘려 양국의 공동 이익 증진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그러나 대만 문제와 첨단 기술 수출 통제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양국 정상의 통화에서도 드러났다.